테리사 메이<사진> 영국 총리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연기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브렉시트 계획 결의안이 부결될 경우 브렉시트 연기 여부를 하원 투표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노 딜’ 브렉시트를 우려해온 유럽연합(EU)과 영국 재계는 일단 환영한 가운데, 공은 다시 의회로 넘어가게 됐다.
메이 총리는 26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3단계 투표안을 담은 브렉시트 계획 결의안을 제시한 뒤 다음날 토론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또 3월 12일까지 브렉시트 제2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열린 브렉시트 합의안 첫 번째 승인투표는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
메이 총리는 제2 승인투표도 부결될 경우 다음날인 13일 하원에 ‘노 딜’ 브렉시트를 승인할지 여부를 묻는 결의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노 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한 채 오는 3월 29일 EU를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의회가 ‘노 딜’ 브렉시트도 거부할 경우에는 다음날인 14일 브렉시트 시기를 연기하는 방안에 관해 하원 표결을 실시하겠다다는 계획이다. 다만 브렉시트 시점 연기는 단 한 번, 제한된 짧은 기간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 여부를 의회 결정에 맡기겠다면서도, 자신은 여전히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단행할 수 있도록 합의안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가 26일 처음으로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EU 측은 일단 긍정적수용을 시사했다. 익명의 EU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브렉시트 시행일 연기 요구가 제출되면 우호적으로 검토될 것”이라면서 “아직 그런 요구는 없지만 2~3개월 연기는 상대적으로 복잡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재계 역시 “작은 발걸음에 환영한다”며 안도의 뜻을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김현경 기자/pin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