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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응우옌 쑤안 푹 베트남 총리 CNN 인터뷰] “베트남 역사는 화해·시장자유화 모범”
‘세기의 이벤트’ 유치 감회 피력
北, 핵포기하고 경제발전 했으면
달라진 대미관계 北에 반면교사
베트남도 시장개방후 급성장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27일부터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가운데, 웅우옌 쑤안 푹 베트남 총리가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정상회의 국제미디어센터를 방문하고 있는 모습. [AP]

베트남이 총칼을 겨눴던 과거의 ‘적국’과 이젠 유명무실해진 ‘사회주의 동맹국’, 두 정상을 자국에 초청했다. ‘호스트’로서 북미 정상을 맞은 베트남 총리가 양국을 향한 메시지와 ‘세기의 이벤트’를 주최하는 감회를 밝혔다.

27일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공식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이번 행사를 준비한 응우옌 쑤안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독점 인터뷰를 했다.

그는 “베트남은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단순한 행사 주최국 이상의 역할을 하고 싶다”며 “우리 역사는 평화와 화해, 시장 자유화의 모범이라는 점을 양국 정상에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베트남 집권 공산당 서열 2위인 그는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발전하고 세계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공산주의 사회체제이지만,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베트남이 미국과 북한 모두의 친구가 될수 있는 이유다. 베트남은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이유로 정상회담 개최지로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발 기차로 접근할 수 있고 평양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은 미국이 북한의 경제발전을 돕는 대가로 북한에 핵 무기 계획을 포기하도록 하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하노이는 1980년대 시장 자유화를 수용하면서도 기존 정치 체제를 훼손하지 않고 ‘놀라운’ 변신을 겪었다. 1986년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시장경제’를 목표로 한 ‘도이모이’ 경제 개혁 이래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뤘다. 2017년 국내총생산(GDP) 규모 2380억 달러로 세계 50위 수준의 경제국가로 도약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베트남과 유사한 경제모델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김 위원장이 얼마나 수용적인 태도를 보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CNN은 진단했다.

응우옌 총리는 “수십억명의 베트남인들이 이 나라와 우리의 독립, 그리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수년 간의 저항전쟁 동안 목숨을 잃었다”며 “서로의 독립과 주권에 대한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평화를 그 어느 때보다 중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으로 피폐해진 베트남의 역사는 이번 정상회담을 주최하는데 중요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북한이 ‘베트남의 달라진 대미관계’에서 영감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이번 행사를 주최함으로써 경제적, 홍보적 이익도 어느 정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지금은 베트남이 외교적 잠재력을 세계에 알리고 외국 투자를 유치하고 싶어하고자 하는 시기와 일치한다. 시내 곳곳에서는 북한과 미국, 베트남 국기를 볼 수 있고, 상인들은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셔츠도 팔고 있다.

그는 특히 “이번 회담은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향한 길에 들어선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그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약속이자 책임으로, 평화와 화해의 의미를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응우옌 총리는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동생 김정남 살해사건에 베트남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것은 법의 문제로, 우리 국민의 권리보호에도 신경을 쓰겠지만 양국은 이 문제를 나중에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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