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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첩 원조 ‘크래프트 하인즈’ 어닝쇼크…워렌 버핏도 ‘거액’ 손실
버크셔 해서웨이, ‘18년 만에 최악’의 실적 

[AFP]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케첩의 원조’로 불리는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 결과를 내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이 때문에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크래프트 하인즈의 최대주주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도 폭락했다.

미국 CNN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버핏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버크셔가 지난해 4분기 250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애플을 비롯해 버크셔가 투자한 업체들의 지분 가치가 급감한데다 크래프트 하인즈가 대규모 상각에 나서면서 손실이 크게 늘었다고 버핏은 설명했다.

그는 버크셔가 지난해 30억 달러를 상각해야 했다면서 “이는 거의 전적으로 크래프트하인즈 보유 지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버크셔가 분기 손실, 그것도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다만 버크셔는 지난해 전체로는 40억 달러 흑자를 거뒀고 전체 포트폴리오 규모도 지난해 말 현재 17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버크셔의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충고했다.

그는 “버크셔에 대한 가치판단에 나서는 투자자들은 때때로 버크셔의 수많은, 다양한 사업분야의 세부사항에 지나치게 몰입하곤 한다”며 “말하자면 버크셔의 경제적 ‘나무들’에만 시선을 빼앗긴다”고 지적했다.

앞서 크래프트 하인즈는 지난 21일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하며 126억800만달러(14조2000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서 102억9200만달러(11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어닝쇼크의 원인은 자회사의 영업권 등 무형자산의 손실처리에 있었다. 지난해 4분기 154억 달러(17조3000억원)의 손상차손(write downㆍ상각)을 기록한 것이 대규모 당기 순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2015년, 150년 역사의 케첩 제조사 하인즈와 식품업체 크래프트푸드그룹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다. 맥스웰하우스, 카프리선, 젤로, 필라델피아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이날 공개된 문제의 기업은 합병 당시 장부에 기재된 ‘크래프트’와 육가공 자회사 ‘오스카 마이어’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자회사 영업권 손상액이 83억 달러, 그 밖에 미국 및 캐나다 소매점 등에서의 영업권 손상액이 71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크래프트하인즈의 대표 자회사들의 영업가치가 추락한 것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좀더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포장 음식(Packaged food)’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2대 주주(지분율 22.2%)인 브라질 투자회사 3G의 자린고비식 경영전략도 도마위에 올랐다. 3G는 크래프트와 하인즈의 합병을 성사시킨 뒤 2500명을 구조조정하고, 17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이익 지키기’에만 골몰했다. 그 결과 R&D(연구개발)을 통한 신제품 혁신, 시장 확대 등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래프트 하인즈 주가는 대규모 순손실 소식에 지난 22일 시간외거래에서 27.5% 폭락했다. 이날 하루 시가총액은 162억 달러(18조2000억원)가 날아갔다. 1년 전 주가(67.64달러)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뿐만 아니라 크래프트 하인즈의 주가 폭락으로 워렌 버핏 역시 거액 손실을 봤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크래프트 하인즈의 1대 주주다(지분율 26.7%). 지난 2013년 3G와 손잡고 하인즈를 230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크래프트와의 인수합병에도 관여해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3일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253억9200만달러(28조6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 순익은 전년 대비 91.1% 줄어든 40억2100만달러(4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크래프트 하인즈의 적자로 인한 상각금액은 30억2300만달러(3조4000억원)로 기록됐다. 그 외 기타 주식 및 파생상품 손실 등으로 인해 4분기 대규모 적자를 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인용한 데이터 제공업체 레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한 분기에 이 정도의 손실을 기록한 것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약 30년 만이고, 지난해 전체로도 2001년 이후 18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였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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