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무책임, 단순한 시간 끌기 비난”
EU 일각 “2021년으로 브렉시트 시한 연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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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테리사 메이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총리가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수정안에 대한 하원의 최종 표결을 오는 26일에서 내달 12일로 연기하면서 ‘협상 시간’ 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메이 총리가 수정안을 놓고 계속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EU 내부에서는 브렉시트가 2021년으로 연기될 수 있는 의견마저 나온다.
메이 총리는 EU와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집트로 향하면서 “3월 12일에 표결을 진행하겠다”면서 “이번주 의회에서 표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메이 총리는 오는 26일 브렉시트 수정안을 놓고 ‘의미있는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신은 메이 총리가 EU와의 협상 과정에서 별 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데다, 수정안이 또 다시 하원에서 부결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표결 연기를 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FT는 “메이 총리는 브뤼셀(EU)과의 협상 시한을 벌고, 의회가 브렉시트를 3월 29일 이후로 미루는 것을 막기 위해서 표결 연기를 택한 것으로 보이나”면서 “투표가 실패할 경우 후퇴할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선택지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당은 메이 총리가 표결을 미루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인 키어 스타머 의원은 표결 연기를 ‘무책임의 극치’로 비판했다. 그는 “메이 총리는 의원들이 그의 협의안이나 노딜 중 선택하라고 절실하게 시도하면서 무모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EU-아랍연맹 정상회의 참석 자리에서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유럽 정상들을 만나며 영국의 브렉시트안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유럽 정상들 마저도 불과 브렉시트 마감시한(3월 29일)을 불과 17일 앞둔 시점까지 표결을 미루는 이른바 메이 총리의 ‘벼랑 끝 전술’이 위험성이 높으며, 표결 결과를 바꿀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브렉시트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EU에서는 브렉시트가 2021년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24일 EU 고위 관리들이 현재 브렉시트 시한을 21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의 한 외교관은 “만약 유럽연합의 지도자들이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위한 어떠한 영향이라도 발견하게 된다면, 이들은 ‘벼랑 끝’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미해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시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