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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 기분을 집에서도…호텔 PB상품 판매 35%↑
-국내 고객 늘며 구입 문의 급증
-호텔, 부수입에 재방문률 도움 ‘일석이조’
-품목도 리빙상품 전반 확대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주부 A(30)씨는 지난주 남편과 보냈던 생일을 잊지 못한다. 결혼하고 처음 맞은 생일, 남편이 로맨틱한 생일 파티를 위해 시내 호텔을 예약한 것이다. A씨는 당시의 조명이나 향기, 침구의 촉감 등 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추억을 간직하고자 체크아웃 하고 나오는 길에 호텔에서 만들었다는 디퓨저를 사왔다. 지금도 그 향을 맡으면 그때의 즐거운 기억이 떠오른다.

A씨처럼 집에서도 호텔의 기분을 낼 수 있는 호텔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작은 사치를 즐기는 ‘욜로족’이 늘며 호텔 이용객이 증가한데다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호텔 소비가 집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호텔 입장에서도 PB상품 판매로 부수입은 물론 고객들의 재방문율도 높아져 ‘1석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19일 럭셔리 부띠크호텔 더플라자에 따르면, PB상품의 매출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더플라자는 지난 2016년 시그니처 상품인 ‘P 컬렉션’을 론칭한 이후 2017년 관련 매출이 20% 성장했다. 지난해에도 35%가 늘면서 매출 상승세가 더 확대됐다. 특히 호텔의 모든 층에서 나는 향기인 디퓨저의 매출이 PB상품 판매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의 PB상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것은 최근 호텔에 국내 고객이 늘면서 호텔 이용경험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 등 어메니티나 샤워 가운, 침구, 디퓨저 등 호텔에서 사용했던 제품들에 대해 고객들의 구매 문의가 이어지면서 호텔들이 상품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작은 사치’를 지향하는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내 집을 호텔처럼 꾸미려는 수요도 호텔 PB상품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호텔 입장에서도 PB상품 판매를 통해 부수익을 올릴 수 있어 이득이다. 예전에는 해외 유명 제품으로 어메니티를 갖춰 호텔의 품격을 높였다면, 최근에는 호텔들이 유명 조향사나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통해 호텔 물품을 직접 제작하는 추세다. 이처럼 애써서 만든 상품을 호텔 어메니티로만 활용하는 것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이에 어메니티의 상품화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호텔의 PB상품 구매 고객의 호텔 재방문율이 높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일상에서 호텔 상품을 사용하다 보면 해당 호텔에서의 즐거운 기억을 떠올려 다시 호텔을 찾게 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호텔 PB상품 구매자들의 20~30%가 호텔을 재방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호텔들은 PB상품 종류를 대폭 늘려 전체 리빙 제품군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더플라자의 경우 디퓨저로 PB상품 사업을 시작한 이후 목욕가운, 젓가락, 테디베어 등으로 확대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P 컬렉션의 시즌 6로 침구류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간 침구류와 커피 빈만 팔던 JW메리어트 서울은 PB상품군을 리뉴얼했다. 이에 올해부터는 샴푸, 린스, 바디워시, 바디로션 등 어메니티 4종과 핸드크림, 디퓨저, 다이어리 등으로 종류가 대폭 늘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지난해 9월에 선보인 ‘해비치 배스 어메니티’에 대해 올해부터 500㎖의 대용량으로 판매한다. 유통망 역시 호텔에 한정하지 않고, 다른 채널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호텔 및 골프장의 객실, 사우나 등에 비치된 해비치 배스 어메니티 제품을 이용해본 고객들에게 구매에 대한 문의가 계속 이어졌다”면서 “향기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요소인 만큼 고객들이 해비치에서 경험한 특별한 추억을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브랜드 상품으로 본격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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