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흑인비하 패션·신발…구찌·아디다스도 사과
➊ 지난해 1월 글로벌 의류업체 H&M은 흑인 소년 모델에게 ‘정글에서 가장 멋진 원숭이(COOLEST MONKEY IN THE JUNGLE)’란 인종 차별적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혀 광고했다가 사과했다. [AP] ➋ 프라다가 지난해 말 출시한 참(charmㆍ가방, 옷 등에 거는 장식품). 흑인 등을 유색인종을 비하하는 표현에 자주 쓰이는 원숭이를 닮은 검은 얼굴과 빨간 입술의 장식이 ‘흑인 비하적 제품’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PRADA 제공] ➌ 미국 보수 성향 웹사이트가 공개한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의 1984년 졸업앨범에 KKK(백인 우월주의 결사단) 복장을 한 사람과 흑인으로 분장한 사람이 나란히 서 있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자신이 사진 속 인물 중 하나라고 밝혔다. [빅리그폴리틱스] ➍ 최근 흑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구찌의 2018년 가을겨울 발라클라바(balaclava) 콜렉션 스웨터. 구찌는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즉각 사과하고 해당 제품 판매를 중지했다. [Gucci 제공]

미국 버지니아 주지사와 법무장관이 대학시절 찍은 ‘흑인 분장’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유명 패션브랜드인 구찌와 아디다스까지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구찌는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성명을 내고 지난 2018년 가을겨울 발라클라바(balaclava) 콜렉션 제품이 일으킨 ‘흑인 비하’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논란이 된 것은 콜렉션 중 스웨터 제품이다. 착용자가 얼굴 아랫부분의 절반을 옷으로 덮는 디자인으로, 입이 트여있는 부분 주변에는 빨간색 입술 그림이 그려져있다. 이 제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흑인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며 비판을 받았다.

구찌는 성명에서 “제품 디자인으로 인한 공격에 대해서 깊이 사과한다”면서 “다양성은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의 최우선순위이며 확고히 지켜야할 근본적인 가치로 본다”고 밝혔다. 구찌는 해당 제품을 온라인 사이트에서 제거하고 오프라인 상점에서 모두 회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아디다스가 내놓은 운동화 제품도 논란이 됐다. 아디다스는 ‘흑인 역사의 달’을 기념해 울트라부스트(Ultra-boost) 특별판을 내놨다. 제품은 면으로 제작됐고, 본체부터 신발끝까지 모두 흰색으로 뒤덮혀있다. 여론은 ‘이것이 왜 ‘흑인 역사의 달’을 기념하는 제품’이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흑인 역사의 달’은 노예시대로부터 미국ㆍ유럽에 정착한 아프리카계 이주민들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미국ㆍ캐나다는 2월, 영국ㆍ네덜란드는 10월이다.

문제의 아디다스 운동화 소재는 면(목화)으로 이는 노예해방 전후에 흑인들이 주로 재배했던 품목으로 흑인을 비하할 때 종종 활용되는 단어라는 점에서 여론 반발은 더 거세졌다.

아디다스는 즉각 해당 제품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아디다스는 “180달러짜리 운동화가 흑인 역사의 달을 인정하고 기려야 한다는 아디다스의 신념의 정신이나 철학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패션계의 인종차별 논란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불과 지난해만해도 프라다, H&M 등 유수의 브랜드들이 인종 비하적 광고나 제품을 내놓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프라다는 흑인 등 유색 인종 비하 시 종종 인용되는 원숭이에 크고 두꺼운 입술을 단 장식품을 내놨고, H&M은 흑인 소년 모델에게 인종 차별적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혀 광고했다가 사과했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미국 버지니아 정계를 강타한 이른바 ‘버지니아 스캔들’과 맞물리면서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와 마크 해링 주 법무장관은 최근 대학시절 촬영한 인종차별적 사진이 공개되면서 사퇴 위기로 내몰렸다. 추가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7일 뉴욕타임스(NYT)는 1986년 버지니아 군사대학 졸업앨범에 담긴 흑인 분장을 한 학생들의 사진을 공개, 당시 앨범의 편집장이 버지니아 주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인 토미 노먼트 의원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패션 업계에서의 인종 차별에 대한 비난은 버지니아의 저명한 정치인들이 젊은 시절 흑인이나 다른 인종 차별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인해 드러나고 있는 미국의 정치적 후퇴와 일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