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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 ‘노란조끼 만남’에 격앙…佛, 외교관 소환 맞대응
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신경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국가 대토론’을 진행하는 동안 노란조끼 시위대들이 토론장 밖에서 시위를 펼치고 있다.[로이터]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 전역에 반이민 포퓰리즘을 확산시키려는 이탈리아와 이를 막고 유럽연합(EU)에서 리더십을 지키려는 프랑스 정부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 포퓰리스트 정당인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가 유류세 인상을 둘러싸고 프랑스 정부를 곤경에 빠트린 노란조끼 시위대를 만났으며, 이에 항의해 프랑스 정부는 이탈리아 로마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였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지난 5일 이탈리아 부총리가 노란조끼 시위대를 만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이해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파리와 로마에서 대학생을 가르친 마크 라자르 교수는 “이번 사태는 지난 1940년 무솔리니가 전쟁을 선언한 이래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며,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로 매우 강력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탈리아 우파 정치인인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는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대와 만난 뒤 트위터에 “아름다운 회담을 가졌다”며, “변화의 바람이 알프스 산맥을 가로지르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지난달에도 노란조끼 시위대의 정치세력화를 지지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으며, 노란조끼 시위대도 오는 5월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EU의 설립 멤버이기도 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관계가 이처럼 악회된 것은 이탈리아에 포퓰리스트 정부가 들어선 이유도 있지만, 이민자 수용을 둘러싼 양국의 깊은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프랑스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인 것과 관련해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프랑스는)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를) 밀어내는 것을 중단하라”며, 이탈리아 국경을 통해 프랑스로 들어가려는 불법 이민자를 막는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2017년 이후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해 6만명이 숲에 버러졌다”며 이민에 관대하다고 말만 앞세우는 프랑스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EU 조약에 따라 불법 이민자는 그들이 처음 등록했던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로마 국제문제연구소의 나탈리 토치 소장은 “이민 문제와 관련한 양국의 이견은 이전 정부에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심하지는 않았다”면서, “최근 3개월 사이에 그 문제가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민 정책을 둘러싼 갈등 이면에는 이탈리아 살비니 부총리로 대표되는 유럽 국수주의자와 자칭 개혁 정신의 상징인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 내 리더십 대결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포퓰리스트를 유럽에서 부상하는 ‘나병’이라고 명명했으며, 살비니 부총리는 프랑스는 “매우 나쁜 대통령”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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