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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예사 '추천' 손혜원, 박물관에 관련 자료 집중 요구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손혜원 의원이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A씨를 나전칠기 보존처리 전문가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추천’했다는 시점을 전후해 중앙박물관에 나전칠기와 보존처리 자료를 집중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실이 중앙박물관으로부터 받은 손혜원 의원 요구 자료 목록에 따르면 손 의원은 작년 4월부터 10월 사이에 11차례에 걸쳐 나전칠기와 보존처리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손 의원은 지난해 6월 보좌관을 대동하고 배기동 중앙박물관장을 찾아 인사교류를 통해 A씨를 받아 나전칠기 보존처리에 활용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박물관은 “손 의원이 나전칠기 연구 복원에 대한 사업을 이야기하면서 전문성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추천했다”며 인사 압박이 있었음을 사실상 시인했고, 손 의원은 23일 목포 기자회견에서 “유일하게 세계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명이 민속박물관에 있는데 중앙박물관에 넣으면 좋을 것 같아 관장께 말씀드렸다”고말했다.

그런데 손 의원은 A씨 인사교류를 언급했을 무렵 중앙박물관이 상당한 압력으로 느낄 정도로 A씨 업무와 관련된 자료를 내놓으라고 수시로 요청했다.

이는 나전칠기에 대한 자료를 아예 요청하지 않고, 보존처리에 관해서만 한두 차례 자료 제출을 요구한 2016년이나 2017년과는 대비되는 점이다.

A씨는 나전칠기 장인의 딸로, 일본 도쿄예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04년 국립민속박물관에 입사했다. 보존처리 업무를 하다가 자신이 관여한 유물 보존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고유업무에서 배제되다 2018년에는 섭외교육과로 전보됐다.

손 의원은 작년 4월 18일 박물관이 소장한 옻칠 유물과 나전칠기 현황을 제출하도록 했다.

이어 5월 17일에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700여 개 조각으로 분리된 고려시대 나전칠기인 ‘나전향상’(螺鈿香箱) 복원에 대해 사업자 선정 과정·사업비·참여 인원·작업 장소와 이유를 물었다. 문화재 재현과 복원 차이, 나전향상 소장 위치, 박물관이 재현한 대표적 유물 사례 등에 관한 자료도 요청했다.

6월에는 나전향상 재현에서 전문 디렉터를 고용하고 예산을 배정하는 등 재현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할 의향이 있는지, 일본 학계와 협업할 의사가 있는지에 관한 박물관 의견을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 요구는 박물관에 대해 A씨를 채용하라는 압박을 본격화할 무렵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존처리 관련 자료 요청은 8월 말 절정에 이르렀다. 그달 21일 손 의원은 고려나전향상 관련 서류를 또다시 제출토록 했다.

8월 22일에는 보존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보존과학부에 예산·장비 목록·보존처리 우선순위 규정·나전칠기 보존관리 시스템 계획 자료를 내놓으라고 했고, 23일에는 보존과학부 인력 현황과 보존처리 외부 위탁 사례를 정리해 달라고 했다.

손 의원은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도 2014년 기증받은 고려 나전칠기 보존처리 경과, 나전칠기 구매 목록, 나전칠기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 현황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그는 국정감사에서도 A씨를 염두에 두고 “전문가가 수리를 못 한다고 해 인격적인 수모를 당하고 민속박물관에서 행정 업무를 하고 있다”며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유물 수리에 최고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가지고 있는 인재”라고 강조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손혜원 의원이 자료를 과도하게 요구해 보존과학부가 상당히 힘들어했던 것으로 안다”며 “자료 요청만으로도 인사교류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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