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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 김영철 방미 때도 ‘스파이 채널’ 가동
- WSJ “김영철ㆍ본 비숍 CIA 부국장 회동”
- 2차 정상회담 목전 정보채널 활용도 높아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주 미국을 방문했을 때 본 비숍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비공개로 만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부위원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북한으로 귀환하기 위해 숙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지난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을 찾았을 때 북미 간 ‘스파이 채널’이 가동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김 부위원장이 지난 18일 워싱턴에서 본 비숍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비공개로 만났다”고 보도했다.

WSJ은 김 부위원장과 비숍 부국장 간 회동 시간이나 장소, 배석자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워싱턴DC 체류기간 숙소인 듀폰서클호텔을 쪽문으로 드나드는 등 동선 공개와 대외행보를 최소화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방미 이틀째인 18일 오후 외투를 걸치지 않은 채 간소한 정장차림으로 호텔 내에서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돼 비숍 부국장과 호텔 내부에서 비밀리에 만찬회동을 가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숍 부국장은 지난 1981년부터 30년간 CIA에 재직하다 2011년 퇴임한 뒤 작년 8월 다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부국장으로 발탁됐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맡아 북한의 대외활동 최일선에 나서고 있지만 2009년부터 2016년 통일전선부장으로 취임하기까지 7년여동안이나 대남ㆍ대미 정보라인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장을 맡은 북한의 대표적인 ‘정보통’이다.

WSJ은 북미 정보당국 간 ‘스파이 채널’이 최소 10년간 가동됐다고 전했다. 북미 정보당국 간 채널은 김 부위원장이 정찰총국장을 맡고 있던 지난 2009년 개설됐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2기 후반부 일시중단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CIA국장을 지내고 있던 2017년 8월 무렵 재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식 국교를 수립하지 않은 북미 간에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있는 ‘뉴욕 채널’이라는 소통창구가 있지만 민감한 메시지는 정보 채널을 통해 주고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정보채널은 위기상황에서 권력자에게 직접 다가설 수 있는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일반적으로 북한과 같은 국가에서는 외무성의 영향력이 제한적이고 총을 들고 있는 사람과 직접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북미는 작년 11월 초 예정됐던 고위급회담이 무산되고 공식 외교채널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정보채널의 활용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작년 연말 무렵부터 현재까지 정보채널을 통해 북한의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엔진시험장ㆍ미사일 발사대 폐기 등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과 종전선언, 평화협정 협의를 비롯한 상응조치 등 2차 북미정상회담 의제와 직결되는 내용들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SJ은 “현재 북한과 미국의 외교는 최고위급에서 이뤄지고 있고, 정보당국의 접촉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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