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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사업장엔 “해피 홀리데이”뿐…‘크리스마스 전쟁’ 힘 빠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내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을 수십그루의 ‘빨간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했다고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밝혔다. [AP연합뉴스]
‘메리 크리스마스’의 정치화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해피 홀리데이’가 아닌 ‘메리 크리스마스’를 되찾아오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이같이 공언하며 이른바 ‘크리스마스 전쟁’을 선포했지만, 정작 그의 사업장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회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기념품샵 ‘트럼프 스토어’는 ‘크리스마스 선물 가이드’ 대신 ‘연휴 선물 가이드’를 제공했다.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건물인 ‘트럼프 타워’의 공공장소에서는 ‘크리스마스’ 대신 ‘연휴’가 언급됐다. 이 건물에 있는 식당인 ‘트럼프 그릴’은 ‘크리스마스 메뉴’가 아닌 ‘연휴 메뉴’를 선보였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은 지난 8년간 트위터에서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를 단 3번 언급했다. ‘연휴’는 12번 이상 사용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과는 달리 크리스마스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메리 크리스마스’를 고수했다. 지난해에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트위터에 “사람들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다시 부르게 된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며 “우리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 문구에 대한 공격에 맞선 싸움을 진두지휘해온 데 대해 자랑스럽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했다.

다문화·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이 기독교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있어 몇 년 전부터 ‘해피 홀리데이’라는 문구가 더 보편적으로 사용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8번의 크리스마스를 맞는 동안 카드에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적지 않았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뒤집기’가 복음주의자들과 기독교 보수주의자로 대변돼온 전통적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라고 풀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인용한 기사를 분석, 그가 ‘해피 홀리데이’를 더 많이 써왔다면서 그의 ‘전향’은 지지층을 겨냥한 정치 셈법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해피 홀리데이’냐 ‘메리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논쟁을 ‘크리스마스 전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종교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쓰이는 용어가 과도하게 정치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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