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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후시설의 공포] 30년 넘은 휴게소·터널... 도로시설 안전관리 실태
안전등급 불량(D등급)을 받은 현풍휴게소의 외관 모습. [헤럴드DB]

지난 4일 밤,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에서는 노후된 온수관이 터져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사고가 난 온수관은 지난 1991년 매설된 후 27년간 사용되던 상태였다. 현재 전국에 깔린 열 수송관 2164㎞ 중 20년 이상 된 관이 32%, 25년 이상은 1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 지역에서 이같은 폭파 사고는 큰 참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온수관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제반시설들이 경제 발전시기인 1970년대에서 1990년대 초반 사이 설치된 경우가 많아 안전사고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6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현재 각종 도로교통 시설들은 상당수가 노후화된 채로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고속도로 휴게소다. 도로교통공사가 지난 8월 진행한 상태평가 결과 고속도로 휴게소 7곳은 종합점수에서 불량(D등급)을 받았다.

특히 1978년 세워진 대구 현풍휴게소(중부내륙고속도로 소재)는 ‘구조안전성’면에서도 불량하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도로교통공사는 해당 시설을 리뉴얼ㆍ재건축 없이 ‘현행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4년 뒤인 오는 2022년 인근 창녕군 대합면에 ‘대합휴게소’라는 새로운 휴게소를 설치할 예정인데, 이후 현풍휴게소의 사용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외 다른 도로시설들도 취약한 상태에 놓여져 있다. 교량과 터널 등 도로시설물 중 30년이 넘은 시설은 올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국 317곳에 달했다. 

올해 건설된지 10년이 지난 시설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는 교량과 터널 173곳이 안전 등급에서 C등급(A~E 등급)을 받기도 했다. 

이에 도로공사 측은 "현풍휴게소는 실제 안전진단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C등급이나, 40년 경과하여 자체적으로 D등급을 부여하여 집중 관리하고 있다"면서 "시설물도 C등급은 안전에 문제가 없는 등급으로 도공 시설물 중에는 위험등급인 D,E등급은 없다"고 했다.

노후화는 해마다 보수공사를 진행하더라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는 도로들은 매년 상태조사를 거쳐서 문제가 생겼을 때만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구조다. 특별한 교체 연한이 없다.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을 때는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들 도로의 차선 도색 수준도 문제다. 본래 새롭게 설치되거나 개보수된 도로에 차선을 그릴 때는 라이트를 받으면 빛이 나도록 ‘유리가루’를 넣어서 시공하도록 돼 있다. 휘도(유리가루에 빛이 발산되는 정도)가 중앙선과 안전지대 등 황색의 경우 250 cd/㎡(칸델라), 흰색의 경우 150 cd/㎡가 최소 90%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오래된 도로에는 이같은 기준이 성립되지 않은 상태다. 비가 오거나 날이 어두울 경우 안전이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유리가루를 덜 섞어 발생하는 비리도 매해 논란이 된다. 지난해에는 부천시에서 차선도색 공사를 발주받은 업체가 도료에 유리가루를 적게 섞어 부실공사를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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