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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자 인생-②빚쟁이들의 나라] “장보기 무서워요” 물가는 ‘껑충 월급은 ‘찔끔’…10년 전과 비교해보니
[헤럴드경제DB]
-매년 물가 상승…식품 가격 10년 전 대비 3배 ‘훌쩍’
-1인당 임금총액 상승은 ‘느릿’…소득격차도 ‘심각’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전업주부 한모(57) 씨는 시장을 보러 갈 때면 한숨부터 나온다. 장바구니를 얼마 채우지 않아도 10만원이 넘는 일은 다반사고, 20만원을 넘는 것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을 뒤져가며 최저가를 찾아보지만 물가가 올라 어쩔 수 없다는 것이 한 씨의 설명이다.

한 씨는 “최대한 싼 가격의 재료를 구입하려고 하지만 이미 물가가 워낙 비싸 장 보러 가면 힘이 빠진다”며 “남편 월급은 그대로인데 매번 물가만 오르니 장보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매년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서민의 지갑은 거의 그대로인 반면 물가는 매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9월(2.1%) 이후 13개월 만이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농산물과 석유류 제품 가격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를 바탕으로 10년 전의 물가와 현재 물가를 비교한 결과 큰 폭으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량작물이나 채소 등의 도매 가격의 경우 지난 2008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감자(20㎏)의 경우 지난 2008년 1만4000원이었던 도매가격이 올해 4만5200원으로 3배 넘게 뛰었고, 고구마(10㎏)도 1만5000원에서 3만5800원으로 크게 뛰었다. 콩(35kg당)도 12만3000원에서 19만800원으로 상승했다.

과일 도매 가격도 크게 올랐다. 수박은 개당 6400원에서 1만2800원으로, 사과(10kg)도 2만7467원에서 4만1600원으로 오르는 등 모두 두 배 가량 상승했다.

도매가격 상승은 곧 소매가격의 상승을 뜻하는 만큼 식품이 소비자의 식탁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각종 식품 가격은 이보다 더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중교통 요금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10년 전 1900원이었던 서울의 택시 기본요금은 3000원으로 올랐다. 내년엔 기본요금을 17% 올려 380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반면 10년 동안 임금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267만2000원이었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올해 322만4000원으로 늘었다. 지난 10년간 오른 1인당 월 평균 임금총액이 겨우 55만2000원에 불과한 것이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은 시급 3770원에서 7530원으로 올랐다.

특히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경제적 양극화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상위 20%의 월 평균 소득은 973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늘어난 반면 하위 20%의 월 평균 소득은 131만8000원으로 7% 감소했다. 특히 근로소득의 경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에서 22.6%나 감소해 지난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물가를 안정시키고 소득격차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 경제 전문가는 “정부는 서민 생계 보호 측면에서 물가 안정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되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소득격차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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