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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자 인생-②빚쟁이들의 나라] 지갑 닫게 하는 ‘숨은 빚’이 진짜 문제
통장 잔고 자료사진. [헤럴드경제DB]
-‘안 낼 수 없는’ 휴대폰 할부금과 보험료
-‘언제썼는지 모를’ 자동이체, 카드사용료에
-가계부에는 ‘적색불’ 켜졌다


[헤럴드경제=사회팀] ‘언제 썼는지 모르겠는데’ 눈더미처럼 불어난 카드 사용내역, 휴대전화 할부금과 소액결제. 은행이나 금융기관을 통해 받은 ‘대출금’은 아니지만, 이같은 금액은 빚이나 다름없다. 이는 사람들의 소비를 옥죄고 있다.

▶휴대폰비…갚고보면 막막=한 대학교에서 7년째 일하고 있는 신모(36) 씨의 월급여는 200만원 남짓이다. 급여는 많지 않지만, 그는 ‘안정성’을 바라보고 이 직장을 선택했다. 그는 매달 100만원을 저축하고 남은 금액으로 생활을 한다.

남은 100만원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할애되는 것은 휴대전화 사용료다. 아무 생각없이 ‘호갱(휴대전화 대리점에 책잡힌 고객을 칭하는 신조어) 잡힌’ 그는 매달 10만원을 휴대전화 할부금과 통신료로 지출한다. 할부금은 아직도 50만원, 1년정도 더 이같은 돈을 상환해야 한다.

신 씨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남들도 다 이렇게 산다’는 말에 속아 구입한 휴대폰인데, 지출에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한달 담뱃값보다 휴대전화비가 더 많이 나온다”고 불평했다.

▶자동이체와 카드사용료…언제 썼더라?=직장인 윤모(29) 씨의 월급날은 20일, 하지만 그는 26일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다.

25일에 보험료와 카드사용료 등이 자동이체되고, 26일이 돼야만 내달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그는 음악스트리밍 서비스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보험료를 자동이체로 설정해놨다. 여기에 버스카드 사용료가 더해져, 그의 통장에서는 자동이체로만 매달 20만원 가량이 나간다. 카드사용료도 매달 50만~60만원이 나온다.

윤 씨는 “카드사용료는 사실 언제 썼는지 모르겠는데, 명세서를 받고 보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경우가 많다”면서 “다음달은 카드사용을 줄여야지 싶다가도, 쓸 돈이 없으면 카드를 다시 쓰게 된다”고 했다.

▶자동차보험료와 차량유지비=직장인 김모(29) 씨는 ‘숨은 빚’에 대해 묻자, 자동차 보험료와 유지비를 가장 큰 근심거리로 꼽았다.

최근 차량을 구입한 김 씨는 보험료로만 120만원을 납부했다. 첫 차량이라 대인과 대물보상 액수를 최고로 설정해놨고, 여기에 만 30세가 넘지 않아서 보험료로만 상당한 액수가 책정된 것이다. 6개월 할부로 보험료 납부를 결정했고 매달 20만원씩 자동차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이외에도 차량을 유지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엔진오일과 미션오일, 에어컨 필터 교체비용, 그외 기름값으로 매달 수십만원의 돈을 쓴다.

그는 “차 살 때는 한달 30만원이면 될 걸로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면서 “왜 주위 사람들이 ‘차를 사면 돈을 모을 수 없다’고 했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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