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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서 성폭행’ 안희정 항소심…피해자 직접 ‘진술 신빙성’ 다툰다
‘성관계 강제성’ 놓고 진실게임 공방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에 피해자 김지은 씨가 직접 법정에 나서 ‘진술 신빙성’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29일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총 5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1심에서 증인으로 나섰던 피해자 김지은 등 3명이 포함됐다.

향후 항소심 재판에서 안 전 지사와 김 씨는 ‘성관계 강제성’을 놓고 진실게임을 벌이게 된다. 검찰은 “(피해자 김지은 씨의) 증언 신빙성을 배척한 1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진술 신빙성을 뒷받침할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법원이 새 증거를 판단하고, 직접 신빙성이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증인 신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도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강제성이 없었다’는 안 전 지사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1심에서 안 전 지사는 변호인과 검찰 양측의 거부로 신문을 받지 않았다. 김 씨 측 변호를 맡고 있는 정혜선 변호사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는 1심 법정에서도 12시간 동안 신문을 당했지만, 안 전 지사에게는 어떠한 신문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안 전 지사 변호인은 “원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것은 객관적 증거와 정황 등을 종합해 내린 판단으로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김 씨의 진술 신빙성이 문제 되는 사안은 안 전 지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와 직결돼 있다. 사실관계에는 거의 다툼이 없지만, 둘의 관계를 설명하는 검찰과 변호인 측 주장은 상반됐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8월 서울 출장 중 김 씨만 안 전 지사와 한 호텔에서 묵고, 운전기사는 다른 숙소로 가도록 한 점 등을 들어 김 씨의 의도를 의심했다. 이 밖에도 1심 재판부는 김 씨가 안 전 지사와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삭제한 점, 성폭행 전후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반면 당시 입고 있던 옷을 기억하지 못한 점 등을 언급하며 “유일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피해자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정황이 다수 엿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내달 7일 오후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향후 재판을 공개할 지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피해자 변호사 측은 사건 실체에 관련된 심리는 비공개로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는 것을 빌미로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 씨와 강제로 4차례 성관계하고 추행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안 전 지사와 김 씨 사이에 ‘업무상 위력’이 행사될 수 있는 관계였다고 보면서도 김 씨가 강제로 응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정경수 기자/k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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