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찾은 서울 새활용플라자 로비 모습. 방문객이 없어 썰렁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사진=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
-대규모 행사 불구 방문객 수는 ‘글쎄’
-텅빈 상점ㆍ전시…공방도 자체 휴업
-점심시간 카페엔 근처 직원들만 북적
-일요일 공방 40곳중 문연곳은 3곳뿐
-재사용작업장 ‘아름다운가게’서 운영 눈길
[헤럴드경제=이진용ㆍ이원율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의 야심작인 새활용플라자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건립비로 근 500억원(시비 399억9200만원ㆍ국비 100억원)에 2년간 운영비만 추가로 89억원을 들였지만 방문객 수는 개장 당시보다 적은 상황이 이어지는 등 영 인기가 없어서다. 시는 내년에도 새활용플라자 운영비로 48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21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성동구에 들어선 새활용플라자는 버려진 물건에 디자인을 입혀 아예 다른 제품을 만드는 ‘새활용(업사이클링ㆍUpcycling)’의 전 과정이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하 2층, 지상 5층에 전체면적은 1만6530㎡다. 상점과 공방, 식당, 전시실, 교육실, 소재은행 등이 주요 시설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이 내년 12월까지 위탁 운영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장 당일 “새활용플라자 일대를 국내 최대 새활용ㆍ자원순환 에코타운으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구상은 야심차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말이 나온다. 건립한지 1년2개월이 넘었지만 아직도 시민 관심조차 제대로 끌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시의 ‘새활용플라자 운영현황’을 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전체 방문객은 10만7684명이다. 한 달에 고작 8283명 수준이다. 시가 방문객이 줄어 최근 리모델링 계획을 내놓은 복합문화공간 ‘뚝섬 자벌레’도 지난해 기준 한 달에 4만1000여명씩 방문했다.
개장 첫 달인 9월 새활용플라자 방문객은 1만4057명이다.
지난 주말 찾은 서울 새활용플라자 전시공간 모습. 방문객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
지난 주말 찾은 서울 새활용플라자 통로 모습. 방문객이 없는 텅 빈 모습이다. [사진=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
지난 주말 중 일요일 오후 4시에 현장을 둘러볼 땐 운영상 문제가 여럿 보였다.
지난 16일 금요일 오후에 찾은 서울 새활용플라자 공방 입주 공간 모습. 공식 공휴일이 아닌데도 모두 문을 닫은 모습이다. [사진=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
시 관계자는 “공방이 각자 운영권을 가져 통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선 오후 4시 진행으로 잡혀있던 새활용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도 보이지 않았다. 작업장은 텅 빈 채 문만 열려 있을 뿐이었다. 안내데스크의 직원은 “신청자가 한 명도 없어 운영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29ㆍ여) 씨는 “체험 프로그램 대부분이 초등학생 이하 수준으로 다양하지 않다”며 “종류만 많을 뿐, 질적 보완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도 있었다. 지하 1층 재사용작업장을 아름다운가게가 맡아 운영한다는 점이다. 박 시장이 상임이사로 있던 기관이다. 이에 대해 시 새활용플라자팀 관계자는 “의류 재사용분야 업체들을 두고 정식 공개채용 절차를 밟고 뽑은 운영기관”이라며 “당시 경쟁률은 2대 1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홍보에 좀 더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그 일환으로 다음 달까지 새활용플라자를 소개하는 책자 5000부를 펴낸 후 자치구와 시교육청에 배부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민간위탁에 따른 운영 현황을 살펴보는 지도ㆍ점검도 추진중”이라며 “인력과 물품, 시설 등 관리현황을 면밀히 살필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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