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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4월 송영무, 11월 정경두 “패트리엇 추가구매” 같은 결정 되풀이 왜?
-전현직 국방장관 시차 두고 ‘패트리엇 수입’ 같은 결정 내려

-실제 결정사항은 미세한 차이…4월은 ‘구매방식’, 11월은 ‘기종’


 
PAC-3 MSE가 요격 시험에 성공하는 장면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재임 중이던 지난 4월23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신형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 수십기를 미국에서 추가 구매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7개월여가 지난 11월7일 정경두 신임 국방부 장관은 또 방추위를 열고 PAC-3 수십기를 미국에서 추가 구매한다는 결정을 또 내렸다.

왜 전현직 장관이 연거푸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일까. 해답을 먼저 밝히자면 두 사람의 결정은 같아 보이지만 같은 게 아니었다.

패트리엇은 저고도인 10~40㎞ 상공에서 적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무기다. 현재 패트리엇은 국내에서 고고도(40~150㎞)를 방어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함께 이중 요격망을 구성한다.

한국군은 2016년 PAC-3를 수입해 실전배치하기 전까지 구형 패트리엇(PAC-2)를 보유, 운용하고, 주한미군은 PAC-3를 사용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한국군과 주한미군 모두 PAC-3를 실전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4월 송 전 장관이 방추위를 열고 PAC-3 수십기를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그리고 7개월이 지난 11월7일 정 장관이 방추위에서 또다시 같은 내용으로 보이는 결정을 내렸다.

7일 군 당국에 확인 결과, 두 장관이 똑같아 보이는 결정을 반복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4월 송 전 장관의 결정은 ‘FMS 구매’에 관한 것이었고, 11월 정 장관의 결정은 PAC-3의 ‘기종’에 관한 것이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지난 4월 송 전 장관이 방추위에서 결정한 사항은 ‘한국군이 미국으로부터 PAC-3 수십기를 추가 구매한다’는 내용 중 무기 해외수입 방식에 관한 것이었다. 이때 송 전 장관은 PAC-3를 미국으로부터 FMS(대외군사판매) 방식으로 수입한다는 점을 결정했다.

해외에서 무기를 사오는 방법은 크게 FMS와 상업구매가 있다.

FMS 방식은 미국 정부가 무기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이 방식을 채택하면 미군이 무기를 사는 것과 같은 혜택을 받는다. 무기를 좀 더 저렴한 미군 구매가로 계약할 수 있고, 무기를 공급받는 시점도 미군과 마찬가지로 다른 수입국보다 더 일찍 우선 배정된다.

다만, FMS의 단점도 있다. 해외 여러 나라의 유사한 무기들과 비교해 고르는 과정이 생략된다. 비교하며 흥정을 벌이다 보면 무기 구매단가를 낮출 수도 있는데 그런 기회가 원천 봉쇄되는 셈이다.

이런 단점은 미군이 구매하는 무기가 다른 나라 무기에 비해 대체로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 때문에 상쇄된다. 하지만 때로 민간 상업구매 방식을 활용해 미군 무기와 성능이 유사하거나 우수한 무기를 구매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아울러 이번에 정경두 장관이 방추위에서 결정한 사항은 ’한국군이 미국으로부터 PAC-3 수십기를 추가 구매한다‘는 내용 중 구매 무기의 기종에 관한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즉 이번 방추위에서 정 장관은 지난 4월과 같은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PAC-3 요격미사일 중에서도 성능이 향상된 PAC-3 MSE(Missle Segment Enhancement)라는 기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PAC-3 요격미사일은 보급형인 CRI(Cost Reduction Initiative)와 개선형인 MSE로 나뉜다. 이 중에서 MSE로 구매한다는 결정을 한 것이다.

사실 우리 군이 PAC-3를 추가 구매할 때 MSE로 한다는 사항은 이미 결정된 바였다.

하지만, 군 행정의 특성상 군사무기 개발 및 도입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방추위에서 ‘구매방식 결정’과 ‘기종 결정’이 각각 별도로 이뤄졌어야 한다는게 군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같은 결정으로 보이지만, 실제 결정사항은 다른 4월과 11월의 방추위 결정이 나온 것이다.

군 관계자는 “4월에 이미 우리가 PAC-3 MSE 수십기를 구매한다는 내부 방침은 정해져 있었다”며 “하지만 방추위를 거치면서 ‘구매방식’과 ‘기종’을 결정해야 하는 행정업무 프로세스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두 번 결정하는 것처럼 보여졌다. 4월과 11월 결정은 비슷해 보이지만 별개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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