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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육군 같은 군대, 공산주의 국가에나 존재”…육군 일병들의 쓴소리, 의미 있는 반향 얻을까
7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국회 국방위원회-육군본부 주최로 ‘장군에게 전하는 용사들의 이야기’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7일 서울 용산 육군회관서 병사들이 직접 주제발표
-창군 이래 병사발표는 처음…“막 가자는 거냐” 반론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육군이 7일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서 ‘장군에게 전하는 용사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국회 국방위원회와 육군본부가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병사들이 주제발표에 나서 화제다.

창군 이래 처음으로 병사들이 발표를 주도한 ‘장군에게 전하는 용사들의 이야기’라는 이번 세미나에서 병사들은 소신 발언을 거침 없이 쏟아냈다.

이 자리에는 육군참모총장 등 육군본부 최고위 직위자, 야전군사령관, 군단장, 사단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28사단 안정근 일병은 ‘우리는 전우입니다’라는 주제발표에서 “세상에 수많은 군대가 있지만, 대한민국 육군처럼 병사의 자유를 1에서부터 10까지 철저히 통제하는 군대는 현재 공산주의 국가나 군정 국가의 군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육군은 ‘Why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왜’라는 질문을 하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분위기는 갖춰져 있지 않다“며 “이는 용사(병사)를 인격체로 존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일병은 “간부와 초급간부, 간부와 용사, 선임과 후임, 모두 역할과 계급이 다를 뿐 같은 전우“라며 ”용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용사의 권위가 바뀌어야 육군이 바뀐다. 용사가 인정받고 존중받을 때 장성을 비롯한 간부들도 존경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5사단 김승욱 병장은 ‘용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란 주제발표에서 “현재 용사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없는 존재”라며 “자신의 이름으로 행동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용사의 지위는 민법상 피성년 후견인 제도와 유사하다”라고 꼬집었다.

김 병장은 “20대 초반의 용사들은 나이가 너무 어리다든지,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징병제 국가라 어쩔 수 없다든지 등의 뿌리 깊은 고정관념을 타파해야 한다”며 “용사에 대한 인식 전환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자율과 책임이 부여될 때 가고 싶고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군대 문화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룡대근무지원단의 이길현 상병은 ‘용사와 소통하지 않는 군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라는 제목 발표에서 육군본부 인트라넷 제안광장에 병사들이 제안하면 아무런 응답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제안광장 2.0’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상병은 “15사단 권범수 일병은 육군본부 인트라넷 제안광장에 ‘나의 생각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나를 숨 쉬게 한다’는 글과 함께 그 누구도 답변을 달아주지 않지만, 꿋꿋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면서 “용사는 끊임없이 소통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육군은 이제 그 문을 열어줄 차례”라고 말했다.

육군 병사들의 거침 없는 주장이 계속되자 일부 군 간부들 사이에서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냐”는 등 경계 섞인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일 뿐 병사들 앞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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