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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먹어 본 고기맛인데…셰프가 빚은 버섯요리입니다

  • 기사입력 2018-11-0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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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채·소고기·강정으로 변신…표고버섯 기둥 찢어만든 반찬 오징어보다 쫄깃한 식감


샌드위치속 소고기처럼, 또는 시원한 화채재료로, 그리고 달콤바삭한 디저트용 강정까지...버섯의 변신은 놀라웠다. 국물이나 볶음요리에서만 보던 버섯은 마치 숨겨왔던 활용능력을 대공개하듯 화려한 변신을 과시했다. 지난달 28일 개최된 ‘우리맛 미식회, 셰프들의 버섯’ 행사에서 체험한 버섯의 모습이다.

이날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샘표 우리맛 공간’에서는 버섯에 대한 우리맛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재료의 맛을 살리고,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는 지난 25일부터 개최된 ‘2018 우리맛 위크 가을버섯’ 의 마지막 행사이다. 샘표는 지난 2016년부터 우리맛의 기본인 장과 식재료, 조리법 등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해 소비자들이 우리 맛을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 ‘우리맛 미식회’에서는 국내 유명 셰프들이 참여해 주목을 끌었다. 6개 식당의 7명 셰프들은 우리맛 연구 결과를 통해 공유받은 버섯 이야기를 자신만의 독창적인 요리로 선보였다. 이날 미식회는 여러가지 야생버섯과 재배버섯을 직접 확인하고, 미사용 부위를 활용한 요리를 맛보는 등 그동안 잘 몰랐던 버섯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나는 어떤 버섯일까요’
셰프들이 선택한 버섯의 맛


이날 샘표 우리맛 연구중심의 최정윤 헤드셰프는 “가을의 제철식재료인 버섯 연구결과를 어떻게 공유할까에 대해 고민했다”며 “셰프 요리를 통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버섯의 가치를 체함할 자리를 만들었다”고 행사 취지를 전했다. 이전에 개최된 ‘우리맛 스터디’를 통해 버섯 연구자료를 전달받은 셰프들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버섯 요리와 관련 메시지를 전달했다.

먼저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는 “우리가 표고버섯을 먹는 방법은 매우 한정적이서 아쉬웠다”며 ‘몰랐던 표고버섯의 매력’이라는 주제로 ‘가을 표고 배추전’과 ‘표고자루 증편’를 선보였다. 육수로 그가 사용한 것은 직화로 구운 표고버섯이다. 일반 육수와 비교해 맛을 보니 훨씬 더 검은 색감과 진한 맛을 지니고 있었다. ‘온지음’의 박성배 셰프와 조은희 방장은 ‘버섯화채’ 요리를 내놓았다. 된장을 이용해 만든 화채는 차갑게 먹는 버섯요리였다. 박성배 셰프는 “흔히 버섯을 볶을 때 팬에 기름을 두른후 버섯을 볶는데, 샘표의 연구결과대로 순서를 바꿔 버섯을 볶다가 기름을 넣으니 버섯의 순순한 맛이 더 잘 표현됐다”라고 설명했다. 강한 양념이 아닌 조리방법의 변화만으로도 얼마든지 식재료의 특징이 더 돋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연구결과이다.

버섯의 비인기 부위를 재발견한 요리도 나왔다. ‘스와니예’의 이준 셰프가 선보인 ‘표고자루진미채2종’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지 않고 버리던 표고버섯 기둥을 찢어만든 밑반찬이다. 진미채 반찬과 비슷한 모양, 그리고 맛은 오징어보다 더 쫄깃했다. ‘갈색팽이밑동 샌드위치’는 이번 미식회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버섯의 변신이었다. ‘소고기인가?’라고 착각할 정도로 황금팽이버섯의 결은 마치 소갈비처럼 느껴졌다. ‘정식당’의 김정호 셰프는 우리가 잘 모르는 야생버섯 요리를 선보였다. 까치버섯(먹버섯)의 육수에서 검게 우러나온 육수가 계란찜과 함께 어울리며 신비한 회색빛을 자아냈다. 또한 커피처럼 씁쓸한 잎새버섯의 맛은 달콤바삿한 강정조리법과 잘 어울렸다. 반찬으로만 먹던 버섯이 캔디 형식의 디저트로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이어 버섯을 발효음식으로 즐기는 ‘포토밸라버섯 장과’(발효와 숙성이 같이 일어나는 장아찌 종류)도 등장했다. ‘한식공간’의 조희숙 셰프는 “다양한 재래방법을 통해 새로운 버섯이 탄생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최현석 셰프가 샘료 우리맛 연구를 재해석해 선보인 버섯 요리를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초이닷’의 최현석 셰프는 3가지 식재료를 퀴즈 형식으로 맞추는 ‘나는 어떤 버섯일까요’ 요리를 선보여 호기심을 이끌어냈다. 양송이 크림을 넣어 밤 모양을 낸 초콜릿, 어묵 식감을 살린 새송이, 팽이버섯 갓으로 만든 옥수수 모양의 요리였다.

새로운 버섯 맛을 즐기기 위해

요리 시식이 끝나고, 셰프들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버섯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세미나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일반 소비자는 물론 농부, 과학자, 식품MD 등 생산, 유통, 소비 단계에 있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용법을 몰라 그냥 버려지던 식재료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이준 셰프는 “비싸다고 인식되는 소고기의 경우 모든 부위를 활용하지만 버섯과 같은 다른 식재료들은 좀 다르다”며 “식재료를 보는 시각의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버려지는 부분, 그리고 비인기 식재료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경제문제와 환경적인 부분까지도 개선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도시형 장터 ‘마르쉐친구들’를 운영중인 이보은 씨는“농업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주인공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수 있도록 다양하게 먹는 식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우리맛을 잘 알기위해 식재료에 대한 정보 공유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최현석 셰프는 “우리가 이용하는 식재료 요리는 너무 한정되어 있다“며 “식재료를 공부하고 이를 알리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모두들 한국 식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맛을 쉽고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샘표 우리맛연구소의 최정윤 셰프는 “우리가 매일 먹는 밥상을 더 쉽고 더 맛있게 만들려면 먼저 우리맛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와 그 결과를 공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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