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 IT공룡, 매출둔화·세금압박 2중고

페북·아마존·구글 성장성 먹구름
英 디지털세도 연 3000억 부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매출 둔화와 세금 압박으로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CNN 방송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3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 137억3000달러, 주당순이익(EPS) 1.7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일·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각각 14억9000명, 22억7000명이었다. EPS를 제외하고는 모두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성적이다.

투자자들이 ‘성장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주가도 요동쳤다.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2.9% 상승 마감한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5% 넘게 급락한 뒤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 7월 고점을 기록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3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됐다.

앞서 실적을 내놓은 IT 기업들도 비슷한 고민을 드러냈다. 아마존, 알파벳(구글)도 EPS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매출 부진에 주가가 급락했다. 당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유지되지만, 매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기업의 성장 동력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는 미국 증시의 급격한 조정을 이끄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이 꺼내 든 ‘디지털세’는 IT 기업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전날 ‘공정한 대가’를 이유로 해외 매출이 연 5억파운드(약 7236억원)이 넘는 IT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4월부터 2%의 세금을 매기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페이스북과 아마존, 구글 등 30여개 기업에 이를 적용해 연간 4억파운드(약 5789억원)의 세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 IT 기업은 연간 최대 2억파운드(약 2895억원)의 세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국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FT는 전 세계가 무법지대에 놓여 있었던 IT 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와중에 디지털세가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구글에 벌금을 부과했고, 새 개인정보보호법(GDPR)도 내놨다.

미국에서는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톰 도너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미국 IT 기업만 겨냥한 부적절한 세금”이라며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세가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T 기업이 연타를 맞으면서 미국 증시를 지탱해온 ‘팡’(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US글로벌인베스터스의 트레이더 마이클 마투섹은 블룸버그에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 악화 등 불확실한 환경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상황”이라며 “지난 4월의 저점을 팡 주식의 진입시기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