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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인한테 태어나야 미국인?’…브레이크 없는 트럼프 ‘정체성 정치’
30일 피츠버그에서 개최된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 희생자 장례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추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증오범죄 부추김 논란에도 연일 반이민ㆍ반난민 발언
중남미 난민에는 국경 병력 증강ㆍ텐트 도시로 대응
원정 출산 희망자에도 불똥
‘아메리칸 퍼스트’ ‘내셔널리즘’ 앞세운 중간선거 전략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일 이민 관련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생 시민권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잇단 증오 범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자녀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줄 수 없다며 배타적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시민권이 없는 사람이나 불법 이민자가 미국땅에서 낳은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는 제도를 없애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률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권한 밖의 일이라며 이는 “위헌”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반(反) 이민’ 관련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이 미국을 “침략”하려 한다며 국경에 군인 5200명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민자들을 수용할 텐트 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AP통신은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 민주당 인사들에게 배달된 폭탄 소포 등으로 캐러밴 소식이 TV뉴스에서 사라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출생 시민권 폐지로 이민 논란 재점화를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16년 대선 당시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뺏어간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중간선거에서도 같은 전략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소도시 백인 노동자들의 결집을 노린 것이다.

출생 시민권은 미국 이민 정책의 기둥으로 꼽힌다.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부모의 국적에 상관없이 미국땅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한다. 하지만 폐지론자들은 불법 이민을 조장하는 제도라고 비판해왔다.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수정헌법 14조는 오직 미국 시민과 합법적인 영주권자에게만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신 마이클 안톤 국가안보회의(NSC) 전 대변인도 올해 WP 기고를 통해 “출생 시민권은 수정헌법을 잘못 이해한데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현행 제도 폐지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법무부의 공식 입장은 시민권 조항을 바꾸려면 오직 헌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법안이나 행정명령을 통한 개정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법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4년에 태어난 400만명 가운데 7%인 27만5000명이 불법이민자 자녀였다.

이번 방침은 멕시코 등 불법 이민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국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등 원정출산 희망자에게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피츠버그 희생자 장례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수백명의 시위대들은 “(증오를 조장하는)말이 문제(Words matter)”라고 외치며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열적, 선동적 언어로 피츠버그 총격범과 같은 극단주의자들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WP는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하원의장,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피츠버그 동행 요청을 모두 거부했다고 전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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