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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文대통령은 해군 관함식에서 왜 항공점퍼를 입었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해군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을 위해 좌승함인 일출봉함에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문 대통령 제주 해군 국제관함식서 항공점퍼 입고 해상사열

-“항공점퍼 공군 전유물 아냐…육해공군 모두 항공점퍼 있어”

-文, 해군 항공점퍼 입어…관함식 항공점퍼는 이명박이 처음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10~14일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린 해군 국제관함식은 1998년, 2008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열렸다. 1998년은 고 김대중 대통령, 2008년은 이명박 대통령, 2018년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상사열을 받는 군 최고 통수권자로 참가했다.

관함식의 하이라이트는 국내외 참가 함정들의 해상사열이다.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해군참모총장과 각 국 대표들이 탑승한 좌승함 앞을 함정들이 지나가면서 최고의 예우를 표한다. 대통령은 각 국 함정이 지나갈 때마다 군 통수권자로서 거수경례를 하며 예우에 답한다.

올해 관함식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했기에 오늘날 전쟁범죄기(전범기)로 불리는 욱일기를 부대기로 사용하고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참여 여부가 논란이 됐다. 우리 국민 다수는 일본의 욱일기 사용 저의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무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태도가 깔려 있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에 우리 정부가 대안으로 모든 참가국 함정에 부대기 대신 태극기를 달아달라는 제안을 했다. 관례상 개최국이 정한 규정이 있으면 참가 함정들은 이에 따라야 한다. 대다수 국가들이 동의했으나 일본 측은 거부했고, 이에 우리 정부가 좌승함을 독도함으로 바꾸는 등의 대안을 검토하자 결국 일본 측이 불참을 결정해 사태는 일단락됐다.

▶논란 속 해군 국제관함식 성공적 개최=중국은 관함식 개최 전날 갑자기 불참을 통보했다. 당시 불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시 우리 군함이 15분 정도 중국 영해를 침범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였던 것으로 최근 뒤늦게 전해졌다. 결국 해상사열은 우리 함정 24척, 해외 10개국 함정 15척 등 총 39척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알파벳 순서로 사열에 참가한 외국 함정들은 미국, 러시아, 호주, 캐나다, 인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함정이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함정은 관함식에 참가했으나 해상사열에는 사정상 출항하지 못했다.

사열이 시작되자 대통령 등이 탑승하는 좌승함으로 지정된 일출봉함에는 ‘조선수군 대장기’가, 국민참여단이 탑승하는 시승함이 된 독도함에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 ‘데니 태극기’가 게양돼 의미를 더했다. 또한 독도함에서는 충무공 이순신 제독이 신호체계로 사용했던 전술비연(신호연)을 띄웠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탄 헬기가 일출봉함에 내린 뒤 곧 항공 점퍼를 입은 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은 해상사열 처음부터 끝까지 이 항공 점퍼를 입은 채 행사에 참여했다.

일각에서 ‘해군 행사에 왜 공군의 항공 점퍼를 입느냐’는 의문이 일었다.

하지만 군 당국에 따르면, 항공 점퍼는 공군의 전유물이 아니다. 육군과 해군에도 항공을 전담하는 부대가 있다. 육군에는 공격헬기 아파치와 코브라 등을 운용하는 부대, 수송용 헬기를 운용하는 부대가 있다. 해군에서는 해상초계기,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한다.

이에 따라 육해공군의 헬기나 항공기 조종사에게는 조종복과 함께 항공 점퍼가 지급된다. 항공 점퍼도 일종의 군복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해군 관함식에 공군 항공점퍼 입은 VIP? “해군용 항공점퍼 입어”=문재인 대통령이 입은 항공 점퍼는 해군에 지급되는 항공 점퍼라는 것이 해군 측 설명이다.

해군의 항공 점퍼를 입고 해군의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에 참가한 것은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는 것이다. 또한 헬기로 이동할 때나 바다에서 해상사열을 받을 때 기온이 낮거나 바람이 불 때를 대비해 거동이 편리하고 보온성이 높은 항공 점퍼를 입는 게 여러모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98년과 08년, 18년 등 역대 3번의 해상사열 중 VIP가 항공 점퍼를 처음 입은 것은 이명박 대통령 때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관함식에 항공점퍼를 입고 대통령이 참석한 선례가 있어 이를 따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당시 이 대통령은 검은 색 계열의 모자와 항공 점퍼를 입고 해상사열에 참가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해상사열 때 정장을 입었다.


 
2008년 관함식 [사진제공=연합뉴스]

98년 관함식[사진=해군]


군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항공 점퍼를 입는 걸 유난히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된다”며 “이 대통령은 군의 각종 행사에 참석할 때 항공 점퍼를 입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선례를 고려해 항공 점퍼를 입었다면 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병역미필자다. 또한 당시 대통령 이하 다수 고위 관료들이 병역미필이라는 점이 알려져 국민적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대표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병역미필자이며, 이명박 정부는 ‘병역미필 정권’이라는 점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6월 29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현 대통령)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영화 ‘연평해전’을 봤다. 조금 늦었지만 제2연평해전 영웅들을 다시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져 아주 다행스럽다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히며 “(이명박 정부 당시)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NLL이 뚫리고 많은 장병과 국민을 희생시켰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안보 대처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은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안보를 책임져야 할 안보대책회의의 주요 구성원 대부분이 군 복무를 하지 않았을 정도로 병역미필 정권이었다”고 비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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