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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리유치원 파문] 뿔난 유치원 학부모, 거리로 나섰다
유치원 학부모들이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탄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비리 규탄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유아교육 정상화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 유치원 학부모 모임, 서울ㆍ경기 거리 집회 열어
- “믿고 맡겼는데 황당”…책임자 처벌 강력 촉구
- 처음학교로ㆍ에듀파인ㆍ국공립 확충 등 요구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회계 비리를 저지른 사립 유치원에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분노한 학부모들이 잇달아 거리로 나서 비리 유치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교육당국이 이번 기회에 유아교육 정상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세워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곳곳에서는 주말 동안 유치원 비리를 규탄하는 학부모 집회가 이어졌다.

경기 화성 동탄지역 유치원 학부모들은 지난 21일 오후 동탄 센트럴파크에서 집회를 갖고 사립 유치원 비리 근절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동탄은 유치원 감사 결과 공개로 명품과 성인용품 등에 7억여 원어치를 유용한 환희 유치원을 비롯해 아들인 원장에게 2000만원, 행정실장인 남편에게 1000만원의 월급을 준 것으로 드러난 동탄 꿈의 유치원 등 학부모들의 공분을 산 사립유치원들이 밀집한 곳이다.

집회를 주최한 ‘동탄 유치원 문제해결 촉구를 위한 모임’은 이날 500명 이상의 학부모와 자녀들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십수대의 1의 경쟁을 뚫고 (종일반 기준) 월 30만~40만원의 추가비용을 들여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데 이런 비리가 발생해 황당하다”며 “유치원을 믿고 아이를 맡겼는데 우롱당한 기분”이라고 분노했다. 또 다른 집회 참가 학부모는 “비리 사실이 공개됐음에도 유치원 측이 적반하장 격인 모습을 지켜보다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장성훈(36)씨는 “동탄에서 먼저 자발적으로 모이게 됐지만 누가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학부모들의 아우성을 전국의 유치원과 국가가 듣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주최로 서울 시청역 앞에서 열린 ‘유아교육, 보육 정상화를 위한 모두의 집회’에선 50여명의 학부모와 아이들이 ‘비리 유치원치 퇴출’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비리 유치원 사태와 관련,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와 교육 당국 책임자 처벌과 유치원 입학시스템인 ‘처음학교로’ 도입,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 도입, 국공립ㆍ단설 유치원 확충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분노한 학부모들이 거리 집회로 나서자 여당과 정부, 청와대는 21일 비공개 당정청 협의회를 갖고 관련법 개정과 오는 25일 발표할 예정인 사립 유치원 종합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고 공립유치원을 확대하는 한편 (비리를 막을)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국민 세금이 사용되는 만큼 (에듀파인 도입을) 유치원 입장에서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도 사립 유치원 압박 수위를 높였다. 시교육청은 다음달로 다가온 유치원 원아모집과 관련, “다음 달 1일 개통하는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는 사립 유치원에는 월 52만원의 원장 인건비 지원금과 학급당 월 15만원인 학급운영비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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