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와 유엔기가 지뢰제거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 GP에서 휘날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남북 초소 총 9곳 폐쇄 후 남과 북에 상대 초소 운영
-JSA 통한 우발적 월남 및 월북 막기 위한 조치로 보여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남과 북, 유엔사령부가 16일 첫 회의를 열고 3자 협의체를 출범시킴에 따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지난 달 19일 남북 정상이 평양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르면 JSA 지뢰제거부터 상호검증까지 기간을 약 1개월로 상정하고 있어 JSA 비무장화 조치는 이달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합의서 내용대로 가급적 이달 안에 JSA 비무장화 조치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JSA 비무장화가 남북 군사분야 합의의 첫 결과물이 되는 셈이다.

합의서에는 JSA 비무장화 이후 JSA 운영방식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경비 인원은 총기를 휴대하지 않는 비무장 상태이다. 과거 근무인원들이 권총을 허리춤에 찼던 상황과 비교하면 긴장도는 크게 내려간다.

비무장화 이후 남북은 각각 35명 이하의 경비인력을 둔다.

경비인원들은 노란색 바탕에 ‘판문점 민사경찰’이란 파란색 글씨가 새겨진 넓이 15㎝의 완장을 왼팔에 찬다. 민간인과 경비인원을 구분하기 위한 것이다.

JSA내 북측 초소 5곳과 우리측 초소 4곳은 철수된다.

대신 JSA 북측지역 끝에 우리측 초소, 인근에 북한군 초소, 판문점 진입로 우리측 지역에 북한측 초소, 인근에 다시 우리 초소가 나열된다. JSA 남북 지역에 남북 초소가 교차 설치되고, 각각의 초소가 상대방 지역 깊숙히 하나씩 생기는 셈이다. 이는 JSA 방문객의 우발적 월남 또는 월북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경비근무 인원의 교대 및 순찰 방식과 관련한 사항은 남북이 각자 규정하고 그 규정을 상호 통보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출범한 3자 협의체에서는 JSA 비무장화 완료 이후의 공동관리기구 구성과 임무, 공동관리기구 운영방식 등도 협의한다.

JSA를 방문하는 남북한 민간인, 외국 관광객 등은 JSA 남북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된다.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원래 JSA에는 정전협정의 정신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표식물도 없었고 자유롭게 양측을 넘나들 수 있었다. 남북 경비 초소도 혼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MDL 표식물로 콘크리트 턱을 설치하고 남북 초소도 각각 분리됐다.

상호 대화도 금지됐고, 우리 경비병은 시선을 가리고자 진한 검은색의 선글라스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북한군은 철모를 쓰고 권총을 차고 근무했다. 양측의 적대감이 극대화된 채 4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것이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