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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의 농촌여행 코스- ② 대전 찬샘마을과 대청호] 은빛 갈대밭·파란 호수…대청호·찬샘마을 ‘가을’을 걷다
대청호 전경. 대전과 충북 청주, 옥천, 보은 등에 걸쳐 있는 대청호는 둘레가 약 220㎞에 이른다. [제공=한국농어촌공사]
추동습지공원·슬픈연가 촬영지…
2000년대부터 힐링코스 유명세

농촌체험 대표 아이콘 ‘찬샘마을’
농사·공예 등 ‘가을패키지’ 으뜸

여행객 갈증 씻어주는 ‘세천막걸리’
전통기법 토속주 체험투어 가능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단풍의 계절을 맞아 가보기 좋은 ‘가을 농촌여행코스 특선’을 발표했다. 농촌여행 활성화와 잘 알려지지 않은 전국의 관광지를 발굴하기 위해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모방식으로 선정된 이번 농촌여행코스는 완연한 가을을 즐기기 좋은 여행지들이며, 숨어있는 명소가 곳곳에 포함돼 있다. 은빛 억새물결이 장관인 억새꽃밭, 가을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해변공원 트레킹, 드라마 촬영지 호숫가 산책 등 선선한 가을 날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코스는 물론 감따기, 벼베기, 메뚜기잡기, 수확한 유자로 유자청 만들기 등 가을철 농촌의 즐길 거리와 체험학습이 결합돼 가을 여행의 묘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에 본지는 10월의 농촌여행 코스로 선정된 강원도 정선 덕우리마을 일대, 대전 대청호와 찬샘마을, 울산 소호마을과 영남알프스, 전남 고흥엔 농촌교육농장과 생태농원 소향 등을 현장 취재를 통해 소개한다.

우리나라 가운데가 어딜까 하면 대전이 떠오른다. 대전은 지도에서 보면 정중앙은 아니지만 교통의 중심지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상도, 전라도에서 KTX를 타면 꼭 들르는 곳이 대전이다.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여행 목적지로 생각하기엔 색깔이 뚜렷하지 않은 곳 또한 대전이다.

하지만 전국 3대 호수의 하나로 꼽히는 ‘대청호’를 찾으면 이런 선입견은 단번에 사라진다. 대전 대덕구와 청주 서원구 사이의 푸른 금강 물줄기를 막아 만든 대청댐은 대청호라는 거대한 인공호수를 탄생시켰다. 이름도 대전과 청주의 앞글자를 땄다. 대전과 충북 청주, 옥천, 보은 등에 걸쳐 있는 대청호는 둘레가 220㎞에 이른다. 대전지역 물을 공급하는 취수탑이 있는 대청호의 주변은 개발규제가 다른 곳보다 심해 자연 상태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무엇보다 10월 대청호는 은빛 갈대밭과 파란 호수가 어우러져 한눈에 다 담기 힘들 정도의 자태를 뽐낸다. 과거 대청호는 단순하게 식수만 제공하는 곳이었다면 2000년대 들어 몸과 마음을 달래는 힐링코스로 유명세를 타고있다. 이런 점을 평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대청호 일대 ‘추동 습지공원~슬픈연가 촬영지(대청호 오백리길 도보코스 4구간)~찬샘마을~세천막걸리’를 10월의 농촌여행코스로 선정했다.

생태공원으로 유명한 추동 습지공원.
‘가을 빛 찰랑’ 추동 습지공원=이 곳은 이국적인 풍차가 어울리는 생태공원으로 유명하다. 밤에는 공원 내 습지, 데크, 풍차, 분수에 형용색색 조명과 음향이 어우러진 데이트 명소다. 추동습지는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다양한 생물체가 살아 숨쉬는 자연의 콩팥이다.

인근에 있는 대청호 자연생태관 1층 영상관에서는 대청호 주변의 자연생태에 관해 영상 교육을 감상할 수 있다. 향토관은 대청호 수몰지역의 옛 생활 모습과 역사를 엿볼 수 있다 환경관에는 그림자놀이를 통한 대청호 수질보전과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배우는 환경교실로 꾸며져 있다. 생태연못, 야생화단지, 작은 동물원, 버섯체험장, 곤충사육장, 숲속교실 등도 갖춰져 있다. 

2005년 방영된 TV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
‘내딛는 걸음마다 그림’ 슬픈연가 촬영지=대청호 오백리길 도보코스는 네 남녀의 순애보를 그린 드라마 ‘슬픈연가’(권상우·김희선 주연)의 배경이 된 곳이다. 촬영지로 가는 길은 대청호반을 끼고 계절별, 시간별 색다른 아름다움을 준다.

드라마 촬영지 1.3㎞’. 표지판이 안내하는 대로 대청호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솔길이 펼쳐져있다. 버드나무 군락을 지나면 좌우로 억새가 이어진다. 15분 정도 아기자기하게 꼬불거리는 예쁜 숲길을 걸으니 슬픈연가 촬영지가 나온다. 세트(오두막)는 철거되고 이곳이 드라마 촬영지였음을 알리는 푯말이 서 있다.

이맘때면 호반의 가을바람은 갈색 갈대밭을 뒤흔들어 군무를 이룬다. 호수에 떠있는 작은 섬엔 물이 찼다 빠졌다 반복되면서 만들어진 층층의 곡선으로 리아스식 해안을 이룬다. 

대표적 농촌체험관광마을 찬샘마을
‘농촌체험휴양마을’ 찬샘마을=대청댐이 조성되기 전까진 오지 중의 오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 농촌체험관광마을 대표 아이콘으로 뜨는 곳이다. 농사, 생태, 공예, 식문화체험을 만끽할 수 있어 가을패키지 체험로 으뜸이다.

찬샘마을의 옛 지명은 핏골이다. 후삼국시대 후백제 견훤의 군사와 신라군이 찬샘마을 뒤 노고산성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루는 바람에 병사들이 흘린 피가 산골짜기를 가득 메워 ‘핏골’로 불리웠다고 한다. 이후 주민들 스스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항상 차가운 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특성을 감안해 찬샘마을로 이름을 바꿨다.

찬샘마을 뒤편에 찬샘정이 있다. 정자에 앉아 바라보는 대청호 풍광도 좋지만 찬샘정에서 등산로를 따라 노고산에 오르면 더 큰 감동을 만끽할 수 있다. 산책길도 아름답다. 대청호반길 노고산성 해맞이길과 성치산성 청남대 조망길이 조성돼 있다. 이 두 개 코스는 매년 2만여 명의 등산객이 몰린다. 

대청호 유역의 생막걸리인 세천막걸리
60년 이상 한결 같은 맛 ‘세천막걸리’=대청호 유역의 생막걸리인 세천막걸리는 여행객의 갈증을 말끔히 씻어준다. 1952년에 생산을 시작한 세천막걸리는 지하 200m에서 솟아나는 연암반수에 전통기법을 접목한 토속주로 별도 체험투어도 가능하다. 유통기한이 상온에서 2~3일에 불과해 시중 유통 대신 주문 배달을 고수하고 있다.

박충자 세천막걸리 사장은 시아버지의 유지를 받아 세천막걸리 가업을 잇고 있다. 박 사장은 “사람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니 제일 좋은 재료를 쓰고 첨가식품은 절대 넣지 않는다”며 “시아버지 때부터 지켜온 원칙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보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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