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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일부시설 폐기한다고 비핵화라고 할수는 없다”…트럼프 ‘외교스승’의 조언
하스 美외교협회장 단독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스승’으로 불리는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회장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한미공조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접근방식과 우선순위에 따라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비핵화 등을 주제로 한 제11차 세계싱크탱크평의회(CoC) 회의 참석 차 최근 방한한 하스 회장은 헤럴드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비핵화 과정에서 한미가 같은 페이지(same page)에 있어야 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며 한미가 서로를 깜짝 놀라게 하거나 속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한 ‘5·24조치’의 해제를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가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며 한미공조 균열의 우려를 자아내게 한 부분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 장관의 해당 발언에 “우리의 승인(approval)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도높은 표현을 세차례나 반복하며 제재완화 움직임을 보이는 한국 정부에 사실상 견제구를 날렸다. ▶관련기사 4면

하스 회장은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떠오른 빅딜안인 ‘영변핵폐기-종전선언’에 대해 “북한의 일부 시설 폐기가 아무리 환영을 받아도 비핵화라고 할 수는 없다”며 “종전선언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은 정치적 선언인데, 중요한 것은 서로의 기대가 아닌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대인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많이 다르다는 평가에 대해선 “김 위원장의 전략은 선대와 많이 다르지만, 협상의도가 다른지는 모르겠다”며 “핵심질문은 김 위원장이 모든 핵물질ㆍ핵무기를 포기하고 경제를 취하고자 한다는 게 진심이냐는 것이다. 때문에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틀을 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상 위주의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지는 북미 대화에 대해선 “정상의 의지는 모든 협상에서 중요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전문가들이 대화에 포함돼야 한다”며 “톱다운 방식을 통해 거시적인 합의 틀을 마련하더라도 이를 실현하는 방식은 전문가 중심의 ‘다운-톱’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스 회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에 국무부 정책기획국장(2001~2003년)을 지내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장관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스 회장에 대해 “존경하고 좋아하는 스승”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하스 회장이 소속된 CFR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외교ㆍ안보 싱크탱크로 꼽힌다. CFR은 봉쇄ㆍ핵억지ㆍ무기통제ㆍ핵비확산ㆍ미중수교를 비롯해 주요 미국 외교정책에 자문역을 해왔다. 특히 고위관료에서부터 학자, 언론인, 법률가 등 전문가들이 외교정책을 논의하는 토론의 장 역할을 수행해왔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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