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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외교스승 하스 ‘공조’ 강조…“한미 과제는 ‘같은 입장’ 유지하는것”

양국 서로 놀라게 하는 일 피하고
北, 이간질할 여지 주지 말아야

비핵화 큰 틀 대통령이 결정해도
실현방식은 전문가 ‘다운 -톱’ 필요

핵포기·경제우선 北진정성 따져야
제재유지속 선택적 정상화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스승’으로 불리는 리처드 하스<사진>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 속에서 한미 공조를 수차례 강조했다. 하스 회장은 “한미가 앞으로 직면할 과제는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서로를 놀라게 하는 일은 피함으로써 북한이 한미 사이를 이간할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북한의 핵ㆍ미사일 현황이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시설을 폐기하는 것을 비핵화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고도 지적했다. 다음은 하스 회장과의 일문일답.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영변핵폐기-종전선언’ 맞교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빅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가.
▶앞으로의 협상을 낙관하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걸 알지만, 개인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이다. 다만 북미뿐만 아니라 남북, 북중ㆍ북중러 대화 등 여러 행위자간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협상이 어떻게 될지 전망하기는 매우 어렵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 시설이든 저 시설이든 폐기를 하더라도, 그것을 (비핵화와) 동일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현황이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시설이 폐기되는 게 비핵화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이정표가 될 수도 없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종전 선언은 단순한 기대 혹은 희망을 담은 정치적 선언인데, 북한의 핵물질ㆍ핵무기 운반능력에 변화가 생긴다면 이는 (종전) 선언보다 더 큰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야나 언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회의론을 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모두 한반도에 평화가 오고 전쟁위협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우선순위와 접근방법을 두고 이견이 있을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 수 있도록 판을 짜는 것이다. 북한이 실제 이행하는 것과 이행을 약속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차이가 있는가, 미국은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약속할 준비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각 조처에 대한 시퀀스(순서)는 어떻게 짤 것인가 등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판을 짜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미국 조야에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간 균열이 생겼다고 보는가.
▶한미가 앞으로 직면할 과제는 ‘같은 입장’(same page)을 유지하는 것이다. 한미가 지금 국면에서 보다 긴밀하게 공조해나간다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서로를 놀래키거나 속이는 일은 피함으로써 북한이 한미 사이를 이간할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 우선 북한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고 선택적으로 관계나 제재의 정상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제재ㆍ관계) 정상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북미대화의 특징은 정상 위주의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정상의 의지는 모든 협상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는 전문가들이 대화에 포함돼야 한다. 대통령이 비핵화 시설과 핵무기에 대한 전문지식까지 갖추기는 어렵다. 톱다운 방식을 통해 거시적인 합의 틀을 마련하더라도 이를 실현하는 방식은 전문가 중심의 ‘다운-톱’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비록 북한과의 대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은 존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선대인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많이 다르다는 평가가 있다.
▶그의 전략은 선대와 많이 다르지만, 협상의도가 다른지는 모르겠다. 핵심질문은 김 위원장이 모든 핵물질ㆍ핵무기를 포기하고 경제를 취하고자 한다는 게 진심이냐는 것이다. 핵보유와 경제개발이라는 두개의 목표를 이루고자 현재 외교노선을 취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나 또한 김 위원장이 두 가지를 모두 바란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협상과정에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틀을 짤 필요가 있다.

-북미대화가 현재 미중무역분쟁에 끼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국의 주요 외교현안 중에 북한문제가 있다고 해두겠다. 현재 미중관계는 여러운 국면에 와있다. 이 국면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악화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여러국가들의 외교적 노력을 어떻게 이용하고, 북한에 어떤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지에 따라 그림은 매우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모두 한반도 문제를 보다 거시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은 어땠는가.(문 대통령은 9월 유엔총회 출장 당시 CFR 주최행사서 ‘위대한 동맹으로 평화를’이란 주제로 연설을 했다.)
▶굉장히 좋았다. 현상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모습이 좋았다. 앞에서 밝혔지만, 나는 좀 더 회의적인 입장에 있다. 문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정책을 짜고 이행할 때에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여러 계기에 더 많은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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