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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시간 46분 국감하러 러시아까지…
작년 5개국 해외공관 국감 12시간 37분

1시간 46분. 지난해 10월 25일 있었던 러시아 주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관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 걸린 시간이다. 구주반(유럽, 동유럽)조로 대사관 국감에 나선 외통위 소속 의원들이 8일동안 총 5개국에서 6개의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감사 시간은 총 12시간 37분이다. 비슷한 기간, 단 하루동안 외교부와 산하기관 종합국감 때 소요된 시간인 13시간 56분에도 못미친다.

외통위소속 의원들이 12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주미대사관을 시작으로 2018년 해외 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돌입했다. 비행기와 숙박비 등으로 수억원의 예산을 쓰며 진행되는 해외 현장 국감이다.

20명의 외통위 소속 의원들은 미주반(아메리카대륙), 아주반(아시아대륙), 구주반(유럽대륙)으로 나눠 23일까지 총 12개국 15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전 세계를 순회하며 국감을 진행한다.

구주반의 경우 14일 영국 런던에서 주영대사관 감사 후 사흘을 쉬고 18일 포르투갈로 넘어가 감사를 진행한다. 이후 다시 사흘을 쉬고 그리스에서 감사를 하고 사흘 뒤인 19일에는 러시아에서 주러시아 대사관 감사를 끝으로 해외주재 대사관 감사 일정을 마무리한다. 미주반의 경우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3개국에서 12일동안 17일까지 4개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를, 아주반의 경우 13일부터 23일까지 인도네시아, 호주, 일본, 중국, 우주베키스탄에서 6개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

대사관이나 영사관 감사를 통해 현지 교민들과 현장에 진출한 기업들의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지만 과거 국정감사 결과를 보면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헤럴드경제가 2017년 국정감사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외통위소속 의원들은 17개 국에서 19개 피감기관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지만 모두 3시간이 넘지 않았다. 러시아 주 상트페테르푸르크 대사관 국감은 1시간 46분, 미국 하와이의 호놀룰루대사관의 경우 1시간 43분의 국감이 진행됐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국감이 보통 12시간을 넘어가는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반면 비용은 국내 감사의 몇 배에 달한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올해 국감 및 국정조사 예산은 22억원8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억6000만원 정도 늘어났다.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하는 법률소비자연맹에 따르면 19대 국회의 외통위의 재외공간 국감 비용은 전체 국감비용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국감예산에서 추정하면 5억원이 넘는 예산이 국감에 쓰일 전망이다.

재외공간 국감 예산의 대부분은 항공권과 숙박비 등 체류비용이다. 법률소비자연맹의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홍금애 집행위원장은 “해외국감이 해외여행이 되지 않으려면 국감에 맞춰 공관들이 국내로 들어오거나, 화상회의를 통해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선의원으로 해외국감을 동행한 적이 있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해외국감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여지는 분명히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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