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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 피해, 年2조4000억이라는데…‘밤토끼’ 환수액 6억·‘소라넷’은 0원
불법 웹툰과 성인 사이트가 우후죽순 늘어나며 저작권 피해만 2조원을 넘긴 상황이지만, 정작 수사를 통해 환수한 이들의 범죄 수익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웹툰의 대명사로 불리던 ‘밤토끼’는 고작 6억원 정도만 환수조치 됐고, ‘소라넷’은 아직 정확한 수익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경찰청과 한국저작권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불법 웹툰 사이트에 의한 저작권 피해 금액 현황’ 등에 따르면 온라인 불법 웹툰 사이트에 의한 피해액은 연간 최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불법 웹툰 사이트 중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밤토끼’의 경우, 한 사이트에서 발생한 저작권 피해액만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2400억원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결국 밤토끼 운영자 등 5명은 모두 검거됐다. 특히 실질적으로 밤토끼를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진 프로그래머 A(43) 씨는 재판에 넘겨져 최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밤토끼의 수익에 비해 실제로 환수된 범죄 수익은 1%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경찰은 밤토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현금 1억7000만원과 미화 2만 달러, 가상화폐인 ‘리플코인’ 31만개를 확보했다. 이를 모두 합쳐도 6억원 정도다. 경찰이 그간 파악한 밤토끼 사이트의 배너광고 수익(9억5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표적인 성인사이트로 10년 넘게 경찰의 추적을 피해오다 최근 운영자가 붙잡힌 ‘소라넷’ 역시 범죄수익 환수는 요원한 상황이다. 당시 경찰은 운영자 6명 중 3명을 검거해 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함께 소라넷을 운영해온 나머지 핵심 운영자 3명은 아직 외국에 있어 검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 운영자 3명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간 소라넷이 벌어들인 범죄수익 규모도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소라넷 서버 소재지인 네덜란드와 독일 사법당국으로부터 서버자료를 건네받았지만, 아직도 분석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추가 자료 등이 확보돼야 정확한 범죄 수익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상태로 최근 현지 사법당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이 정확한 범죄수익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사이 피해자들은 직접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국내 웹툰 작가들은 서울중앙지법에 밤토끼 운영자 A 씨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기존 웹툰 사이트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액까지 합하면 소송 규모는 50억원에 달한다.

김 의원은 “밤토끼 같은 불법 웹툰 사이트 하나가 수 천억원의 피해를 주고 있지만, 환수액이 1%도 안 된다고 하는 것은 국민들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들의 범죄수익 규모를 정확히 알아내고 모두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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