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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리용호 유엔기조연설 “먼저 핵무장 해제 절대 없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美 신뢰 필요
 -북미 동시행동·단계적 실현 원칙 강조


[헤럴드경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외무상은 15분간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비핵화를 실현하는 우리 공화국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비핵화 노력에 발맞춰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이른바 ‘북미 동시행동 원칙’을 압박한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과 가시권에 접어든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국면에서 기싸움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리 외무상은 북한이 실행한 “중대한 선의의 조치”의 사례들로는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핵실험장 폐기 등을 꼽았고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에 대해 확약했다”며 ‘비확산’ 의지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체제 결핍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先) 비핵화만을 주장하면서 그를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 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 외무상은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며 “조미 공동성명의 이행이 교착에 직면한 원인은 미국이 신뢰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은 70년 전 공화국이 탄생한 첫날부터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실시해왔으며, 자국 기업들이 우리나라와 나사못 한 개도 거래하지 못하게 하는 철저한 경제봉쇄를 감행하고 있는 나라”라며 “우리는 미국땅에 돌멩이 한 개 날아간 적이 없지만, 미국은 조선반도 전쟁 시기 우리나라에 수십 발의 원자탄을 떨구겠다고 공갈한 적이 있는 나라이며 그 이후에도 우리의 문턱에 끊임없이 핵전략 자산을 끌어들인 나라”라고 말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리 외무상은 전했다.

그러면서 “수십년 간 지속된 핵위협에 대처할 방위력과 전쟁억지력을 다져놓은 상황에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해야 할 역사적 과업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북미 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조선반도에 조성된 현재의 완화 기류는 공고한 평화로 정착되고,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도 실현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세계 최대의 열점이었던 조선반도는 아시아와 세계안전에 기여하는 평화와 번영의 발원지로 전환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공동성명이 원만히 이행되려면 수십 년 쌓인 불신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면서 “조미 두 나라가 과거에만 집착해 상대방을 무턱대고 의심만 하려 든다면 이번 공동성명도 지난 시기 실패한 다른 조미 간 합의들과 같은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조선반도 비핵화도 신뢰조성을 앞세우는데 기본을 두고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 원칙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동시행동·단계적 실현 원칙을 재확인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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