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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펭귄의 생태와 환경에 대한 생생한 보고서
물속을 나는 새이원영 지음사이언스북스
2002년 여름, 알래스카 노예스섬의 한 어부가 연어를 잡으려고 들어올린 그물에서 흰 바닷새를 발견했다. 조류학자들은 이 어부가 찍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바닷새는 바로 훔불트펭귄이었다. 펭귄이 어떻게 북극권 아래에까지 오게 된 걸까. 훔볼트펭귄의 서식지는 남쪽으로 1만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페루와 칠레연안이다. 아무리 먼 거리를 헤엄칠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수온이 25~35도에 달하는 4500 킬로미터 적도 구간을 건너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페루의 어부들이 야생의 펭귄을 잡아 배에 태우고 알래스카로 이동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펭귄은 왜 북극에선 살지 않을까? 펭귄의 오랜 조상은 신생대부터 뉴질랜드 해안에서 잠수를 하며 물속의 먹이를 잡아먹던 잠수조류였다. 수온이 낮고 영양 염류가 풍부한 물을 따라 적응해온 펭귄들에게는 25~35도에 달하는 따뜻한 적도 바닷물은 북반구로 가지 못하게 막는 장벽으로 작용했다.

6년동안 까치를 연구해오다 펭귄으로 관심을 확대한 동물행동학자 이원영 세종기지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14년부터 매년 남극을 방문, 펭귄 관찰일지를 써오고 있다. 지은이는 남극특별보호구역인 ‘펭귄마을’에서 펭귄들을 관찰하며 이들의 생태를 연구중이다. 펭귄마을에 봄이 오면 5000쌍이 넘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둥지를 튼다. 그런데 개 중엔 돌을 품는 펭귄도 있다. 새끼도 아닌 돌을 품는 이유를 지은이는 조류학자들의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포란 행동을 시험해보거나 연습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펭귄을 따라다니다 둥지 근처에서 기다리던 지은이와 눈이 마주친 펭귄이 지은이를 알아보고 일찌감치 도망가 버린 얘기, 남극의 상위포식자인 펭귄들이 찾아낸 공존의 해법, 크릴의 어획으로 펭귄의 먹이량이 줄고 있는 위기의 펭귄 등 펭귄의 생태와 환경에 대한 생생한 보고를 들을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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