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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해빙무대 유엔총회] 남북미 ‘톱다운 소통’이 빅딜의 입구를 열다
“김정은 예의…트럼프 결단”
文대통령, 北·美에 공 돌려

김정은 잇단 친서 ‘화해의 손’
트럼프 “친서는 예술작품” 호평


한반도정세가 제자리걸음 상태에서 벗어나 급물살을 타고 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유엔총회 계기 뉴욕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공식화됐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의 종전선언 등 대북 체제안전보장의 ‘빅딜’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반도정세가 어두운 터널 속 같은 답답한 상황에서 출구를 찾게 된 데는 남북한과 미국 3국 정상의 ‘톱다운 소통’과 리더십이 있었다.

우선 취임 초부터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력이 빛을 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2박3일 평양 방문을 마치고 사흘만에 다시 방미에 나서 26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오르기까지 열흘 동안 강행군을 펼쳤다.

문 대통령은 이 기간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확약, 트럼프 대통령과 종전선언에 대한 인식 공유 등 북미 간 비핵화 및 체제안전보장 협상 진전에 전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미 간 협상과 한반도정세 진전의 공을 오롯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려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25일 코리아소사이어티(KS)와 아시아소사이어티(AS), 미국외교협회(CFR) 공동주최 연설 질의응답을 통해 김 위원장에 대해 “젊지만 아주 솔직담백하고 연장자를 예우하는 예의도 갖추고 있다”면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발전시켜야겠다는 의욕이 아주 강했다”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김 위원장의 신뢰와 호감을 높이는데 공을 들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같은 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엄청난 변화, 70년 간 북미 간 역사 속에 최초로 이뤄진 북미정상회담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대한 결단이 덕”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의 용기를 높이 평가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선 “김 위원장은 평화와 번영을 원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보증에 나섰다.

김 위원장 역시 핵과 탄도미사일 도발을 일삼던 작년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평양을 찾은 문 대통령을 극진하게 예우한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잇달아 친서를 보내며 연일 화해의 손을 내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면서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아름다운 예술작품’, ‘역사적’, ‘감명 깊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미일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내 보이기도 했다.

정상 차원의 톱다운 소통 방식은 통 큰 합의가 가능하고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정상들이 직접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경우 상황을 돌이키기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북한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가시화되는 지점까지는 정상차원의 톱다운 방식이 가장 유력한 방안일 수밖에 없다”며 “향후 톱다운 방식으로 좋은 합의를 내더라도 실무선에서 이를 소화할 능력이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통해 보완하려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지난번 싱가포르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해봤더니 북한이 이후에 달라졌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하면 ‘비핵화 시기’보다 ‘조건’에 중점을 두고 북한의 반응을 본 뒤 다음 단계로 나갈지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보텀업이 보완된 톱다운 방식”이라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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