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판문점선언ㆍ동행회담 일단 던지고, 후퇴ㆍ읍소…“정치 전략”
[사진설명=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일방적 의장ㆍ대표 동행 던지기…마이웨이 靑
- 기분 나쁜 국회, 한국당 물론 與 출신 문 의장도 난색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청와대의 정상회담 동행 발표 및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안을 두고 시작부터 정치적 거부감이 거세다. 야권은 11일 ‘국내정치용’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외교ㆍ안보 문제를 가지고 여론 쌓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여야는 전날 원내대표 회동에서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논의를 미루기로 합의했다. 판문점선언을 고리로 정쟁이 격화되면 민생법안 처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가 붙었다. 그럼에도, 이날 제출되는 비준안을 두고 야권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국회비준을 미루기로 했는데) 제출을 한다”며 “국민적인 홍보 효과를 누리려 한다. 국내 정치용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야당을 압박해서 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를 왜 안 해주느냐는 식이라면 정치를 잘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정부의 평화 기조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던 손 대표조차 최근 행보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전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은 원래 불가능했다. 국회 외통위원장은 자유한국당 소속이고, 직권상정은 천재지변 등이 일어날 때만 가능하다. 통상 제출된 안건은 숙려기간 15일 이상을 가지기에 물리적 시간도 부족했다.

때문에 야권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 요구와 철회 그럼에도 제출로 이어지는 정부와 여당의 행보를 일종의 전략으로 해석했다. 불가능한 제안을 한 뒤,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결국 비준동의를 얻어내는 ‘기술’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외통위 간사인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통화에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을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후퇴했다”며 “그럼에도, 일단 제출을 했다. 지금 제출하면 숙려기간이 있다. 통상 15일에서 20일가량이다”고 했다.

이어 “숙고기간이 지나면 상정된 것으로 볼 수가 있다”며 “이후 위원장이 회의 소집을 안 하면 사회권을 넘기라는 정치적 공세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출하면 정상회담 내용이 정리되는 시점께에 숙려기간이 끝날 확률이 높다. 논의를 미룬다고 했지만, 사실상 제출을 하는 순간 논의의 과정은 시작되는 셈이다.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 입장을 모르겠다. 제출은 한다고 한다”며 “사전에 설득하고 조율해야 하는데 일단 제출을 한다. 정치적으로 다른 의도가 있지 않으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청와대가 국회 의장단 동행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던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야권이 동행하지 않을 것이 사실상 확실한 사안을 던지고 ‘평화 대 전쟁’ 구도를 굳히려 한다는 것이다. 동행 회담은 야권은 물론 여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도 난색을 보인 상태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기자회견을 해서 깜짝 놀랐다. 전 분명히 안 간다고 했다”며 “어떻게 일방적으로 이렇게 하느냐. 예의가 아니다. 사실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손 대표를 예방하는 것도 전략적 보여주기로 해석했다. 그는 통화에서 “안 간다는 사람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며 “(정부가) 우리는 최선을 다 했다는 그런 의도를 보여주고자 홍보를 하려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윤영석 한국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정상회담 1주일 전에 이런 민감한 문제를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공개적으로 초청을 제안한 것은 지나치게 정략적인 행태다”며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방북을 제안한 것은 야당과 협력했다는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