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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잔치 축하금까지 받으려니 눈치보여”
“미혼 친구들도 많은데 결혼 축의금에 이어 돌잔치 축하금까지 받으려니 미안하더라고요.”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이 0.97명을 기록하며 ‘출산 쇼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아이의 첫돌을 축하하는 돌잔치는 점차 간소화되는 추세다. 손이 귀해진만큼 기성세대 사이에선 여전히 성대한 돌잔치를 원하지만, 경조사 문화에 피로감을 느끼는 젊은 층 사이에선 간소한 가족식사로 대체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젊은 부부들은 “어르신들이 돌잔치는 해야한다고 하지만, 결혼 축의금에 이어 아이 선물까지 부담을 줄 수 있어 눈치가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젊은 부모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돌잔치를 해도 되는지, 안 하는 추세인지 물어가며 돌잔치 여부와 규모를 고민하는 글을 속속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 성모(31) 씨 역시 고심 끝에 첫 아이 돌잔치는 가까운 지인만 참석하는 식사 자리로 대체하기로 했다. 그는 “결혼도 출산도 내가 가장 먼저 하게 돼서 미혼인 친구들에게 계속 받기만해서 미안했다”며 “어르신들은 귀한 첫 아이라며 먼 친척까지 부르길 원하셨지만 간신히 설득에 성공해 직계가족과 친한 친구 몇명만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돌잔치 대안으로 돌상 대여업체를 통한 간단한 홈파티나 가족여행, 사진 촬영 등이 떠오르고 있다. 둘째의 첫돌을 앞둔 A(34) 씨는 “첫아이 돌잔치도 직계가족과 친한 친구 몇명만 불러 홈파티로 간단히 치렀다”며 “둘째는 없는 집도 많기 때문에 축하금 안 받고, 와주는 분들에게 식사대접하는 자리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사자는 기억 못할 잔치에 많은 비용을 들이기보단 사진촬영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젊은 부부들이 ‘스몰 돌잔치’를 선호하는 데는 경제적 이유도 있다. 관련 조사에 따르면 가족 모임 이상 규모로 진행하는 돌잔치의 경우엔 평균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국무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2016 육아문화 인식 조사’에 따르면 평균 돌잔치 비용은 수백만원대에 이른다. 아이 순서별로 첫째가 260만원, 둘째가 148만원, 셋째가 95만원이다. 하객 규모가 50명을 넘어서는 호텔 연회장 돌잔치 같은 경우엔 식대와 부대 비용까지 60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쉽게찾아볼 수 있다.

간소화 되는 돌잔치 문화는 경조사 문화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미혼ㆍ비혼 젊은층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미혼 직장인 김모(29) 씨는 “결혼을 할 지 안 할지도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돌잔치까지 잘 가게 되지 않는다”며 “가까운 사람만 초대하고 소규모로 진행하면 하객들의 축하비 부담도 덜고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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