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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처펀드 등장에도 새내기주 ‘매물폭탄’
절반이상 순매도 올해만 5곳
벤처펀드 출범후 오히려 증가
수급안정 기대 불구 효과 미미
증시불안에 자금회수 빨라져
“공모보다 간접투자기구 이용”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의 수급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코스닥 벤처펀드’(이하 벤처펀드)가 출범했음에도 불구, 상장 첫날에 쏟아져 나오는 기관ㆍ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물 폭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공모주 가운데 30%가 벤처펀드에 우선 배정되기 때문에 상장사들 입장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기업공개가 가능했겠지만, 기관투자자들이 한껏 띄워 놓은 공모 분위기에 힘입어 함께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로서는 매물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내ㆍ외 증시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펀드 운용사들도 하루라도 빨리 공모 차익을 회수해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공모시장이 벤처펀드 참여로 인해 과열된 측면이 적지 않은 만큼, 공모에 보다 보수적으로 참여하거나 간접투자기구를 이용할 것을 조언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코스닥 상장을 통해 공모를 진행한 27개 기업 중 기관투자자(외국인 포함)가 보유한 유통 가능 주식수 대비 상장 첫날 쏟아진 기관ㆍ외인 순매도 주식수 비중이 50%를 초과한 곳은 5곳에 달했다. 여기서 기관 보유 유통가능 주식수는 상장일 기준으로 유통 가능한 전체 주식수에서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배정된 주식 수를 뺀 값이다. 상장 전부터 해당 기업에 투자한 벤처캐피털(VC)이나 수요예측 당시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하겠다고 확약하지 않은 기관들이 상장 직후 매도할 수 있는 주식 수이다. 지난 2월 상장한 알리코제약의 경우 상장 초일 거래될 수 있는 기관ㆍ외인 보유 물량 가운데 73%가 순매도됐고, 이달 상장한 에스에스알과 휴네시온도 순매도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특히 상장 첫날 터진 기관의 ‘매물 폭탄’ 규모는 벤처펀드가 등장하고 난 뒤에도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벤처펀드는 중소기업 지원과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정부가 주도해 출시한 상품으로, 공모주 가운데 30%를 이 펀드에 배정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자산운용사는 해당 혜택을 받기 위해 펀드 자산의 최소한 15% 이상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ㆍ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와 전환사채(CBㆍ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를 포함한 벤처기업의 신주에 투자해야 한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벤처펀드의 수요가 새내기 종목의 상장 초기 수급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벤처펀드가 출범한 4월 이후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13곳. 이들 종목이 상장한 첫날 기관 보유 유통가능 주식수 대비 기관이 순매도한 주식수의 비중은 24.0%에 달했다. 연초~벤처펀드 출시 이전(28.9%)보다는 그 비중이 줄었지만, 개별 종목 기준 유통가능 주식의 절반 이상이 매물로 쏟아진 경우는 벤처펀드 출범 후가 더 많았다.

업계는 벤처펀드의 수급개선 효과가 공모시장 영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벤처펀드의 성과를 가르는 핵심은 벤처기업 신주 인수를 통한 차익실현인데, 최근 대내외 증시 불안으로 인해 코스닥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투자금을 회수하고자 하는 유인이 높아졌다. 특히 벤처펀드의 규모가 더이상 커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수급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낮춘다.

최준선 기자/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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