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차량에 난방용 등유를 넣고 달린 초등학교와 대학교 통학버스용 관광버스가 적발돼 관련자 22명이 형사 입건됐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기름 값 몇 푼 아끼겠다고 경유 차량에 난방용 등유를 상습적으로 넣고 달린 위험천만한 관광버스가 적발됐다. 이들 등유 버스 중에는 초등학교·대학교 통학버스와 직장인 통근버스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자칫 큰 인명 피해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에게 등유를 판매한 업자 4명과 버스기사 18명 등 22명을 형사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형사 입건된 판매업자 4명은 2016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6개월간 이동 주유 차량을 이용해 2억5000만원 상당의 등유 26만 리터를 기사들에게 불법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판매업자 A 씨는 유가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관광버스 기사를 타깃으로 기름 값을 아낄 수 있다며 접근해 영업을 벌였다.

버스기사가 주유를 요청하면 대로변, 노상 등 약속한 장소에 주차된 버스에 이동식 주유 차량을 몰고 가 등유를 공급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경유보다 ℓ당 300∼400원 저렴한 등유를 한 번 주유할 경우 12만∼16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한 관광버스회사 기사는 등유·경유를 혼합한 가짜석유를 1년 반 동안 314회나 주유하기도 했다. 

적발된 버스 기사 중에는 관광버스 운전기사 외에 통학버스 운전기사 2명과 직장인 통근버스 운전기사 1명도 포함됐다. 경유 차량에 장기간 등유를 주유하면 엔진이 고장 나거나 정지될 우려가 있다. 도로 한 가운데서 운행이 정지될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유해가스 배출로 공기를 오염 시키는 주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민생사법경찰단은 야밤에 대형버스 주차장에서 이동 주유 차량이 돌아다니며 등유를 주유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한국석유관리원과 13개월간 추적 수사를 해왔다.

민생사법경찰단은 피의자 38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관할 구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들은 벌금형과 사업정치, 등록 취소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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