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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관세-無보조금 지향 공동노력”
25일 트럼프-융커 ‘백악관 담판’서 극적 합의
협상 중 추가관세 유예…보복 악순환 피하기로
향후 협상 ‘난항’ 가능성도 배제 못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5일(현지시간) 양측간 무역갈등을 완화하고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한 ‘휴전’에 돌입했다. 미국의 비(非)자동차 제품에 대한 무관세·무보조금 노력 약속에 EU는 미국산 콩(대두)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로 화답했다. 이로써 극단으로 치닫던 ‘대서양무역전쟁’이 전면전 위기를 모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융커 위원장과 백악관에서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양자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비(非)자동차 분야에 제품에 대한 ‘무(無)관세’와 ‘비관세장벽 및 보조금 철폐’를 목표로 함께 일하기로 했다”며 “EU는 미국산 콩과 LNG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EU가 실무 그룹을 구성해 양국 모두의 현행 관세를 평가하도록 할 것”이라며 “어느 한 쪽이 협상을 중단하지 않는 한 이번 합의를 이어나가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문제와 보복관세 문제도 풀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융커 위원장은 양측이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추가적인 관세부과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산 자동차 관세부과 조치도 유예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이는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가했던 징벌적 관세 위협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담판’을 벌이고자 백악관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공정한 무역거래를 원한다”면서 “EU의 무역장벽 때문에 미국이 수천억달러의 손실을 보고있다”고 주장했다. 융커 위원장은 “미국과 EU는 동맹이지 적이 아니다. 협력해야 한다”면서 “관세 확대가 아닌 관세 축소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양측간 무역을 둘러싼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철강·알루미늄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EU는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청바지 등 28억유로 규모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해 맞대응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20%의 관세부과 방안을 검토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다.

일단 정면충돌은 피했지만, 향후 협상에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U는 최종담판이 성과 없이 끝날 것을 대비해 100억∼180억 유로(약 13조~24조원)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카드를 검토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약 225조원) 규모의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허세와 예측 불가능한 협상스타일을 고려하면 이번 합의가 진정한 휴전인지 아니면 계속될 갈등의 소강상태인지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며 “무역장벽을 허무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복잡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양측이 자동차·부품 관세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휴전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