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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회찬 사망] 노회찬 의원 시신 부검 않기로…“사망 경위 의혹 없어”
정의당 노회찬의원 투신현장. CSI요원들이 정밀감식을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금전 받았으나 청탁과 무관” 유서 발견
-아파트 주민들 충격…특검팀 ‘당혹감’

[헤럴드경제=이현정ㆍ김성우 기자]드루킹 측근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은 정의당 노회찬(61)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족과 경찰은 노 의원의 시신을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

23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노 의원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노 의원이 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아파트 계단에서 노 의원의 외투와 함께 신분증이 있는 지갑, 명함, 유서 등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족의 의사에 따라 노 의원의 시신을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이 부검을 원치 않고, 사망 경위에 대한 의혹도 없어 부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노 의원이 드루킹 사건과 관련, 신변을 비관해 투신했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노 의원의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졌다.

앞서 노 의원은 드루킹 측근이자 자신과 경기고 동창인 도모(61) 변호사로부터 지난 2016년 3월 불법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받은 의혹을 받았다. 드루킹의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으로부터 2000만원의 강의료를 받은 의혹도 불거져 허익범 특별수사팀의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노 의원은 “어떤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특검 수사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3일 오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감식원들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아파트는 노 의원의 자택이 아니라 어머니와 남동생 가족이 사는 곳으로 확인됐다. 노 의원의 지역구 경남 창원인 만큼 노 의원은 국회 일정 등으로 인해 서울에선 해당 아파트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파트에서 만난 주민 A 씨는 “이전에는 노 의원의 아들이 이곳에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면서 “나중에 노 의원은 아들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후 노 의원의 남동생이 사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귀띔했다.

노 의원 소식에 아파트 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다른 주민 B 씨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투신해서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투신 모습을 보고 놀란 주민도 있다”고 했다.

이 아파트에 이사온지 3년 됐다는 주민 박창덕(71) 씨는 “노 의원을 이 아파트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서 “아침에 남산 산책가는 길에 우연히 가다보니, 사람이 떨어져 있고 구급대원들이 인공호흡을 하고 있었다. 주위에 선혈이 낭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파트 경비원들도 말을 아꼈다. 아파트 경비팀장 C 씨는 “아파트 주민에 관한 사실을 일절 누설할 수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아파트 경비원 김모 씨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며 취재진을 피했다.

23일 오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감식원들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노 의원의 사망소식을 접한 특검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허익범 특검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특검 사무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라며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또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노 의원) 우리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셨고, 의정활동에 큰 페이지를 장식하신 분”이라며 “오늘 보도를 접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보도를 접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개인적으로 정 치인으로 존경해온 분이었다. 늘 웃음을 띠시면서 유머도 많으셨는데 이런 비보를 들으니 그립고 안타까운 생각”이라고 전했다.

허 특검은 노 원내대표의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서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드루킹의 핵심 측근 도모(61) 변호사의 소환 조사 계획도 취소하고 향후 수사 방향을 재설정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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