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펄펄 끓는 한반도] 폭염에 두손 든 시민들…북한산·한강·카페 24시간 북새통
북악팔각정 주차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기중인 차량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에어컨 쐬기 갑갑…집밖으로
다리 아래 돗자리 등 깔고 휴식
자정 넘은 공원 주차장도 만원


캄캄한 편의점 앞에 선 임정국(52ㆍ서울 성북구) 씨 부부가 유리문에 붙은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이내 돌아섰다. 22일 자정, 임 씨는 더위를 참을 수 없어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서울 북악팔각정에 올라왔다. 그는 “편의점은 24시간 운영인줄 알았는데 벌써 문을 닫았냐”며 시원한 음료를 찾아 나섰지만 영업을 하는 점포는 없었다.

낮 최고기온이 38도, 밤에도 30도가 넘는 열대야가 강타한 주말의 서울. 많은 시민들은 산속과 한강공원 둔치, 24시간 카페테리아 등지에서 더위를 식혔다.

연인과 가족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북악스카이웨이의 종착점 북악팔각정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시민들이 자정 넘어 이곳을 찾았다. 한밤에 밀려오는 차들로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만원이었다.

친구와 이곳을 찾은 최윤수(29) 씨는 “늦은 시간인데도 주차장 입구에서만 5분을 넘게 기다렸다”면서 “일행이 화장실이 급하다고 해서 먼저 내려주고 나는 차에서 대기했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타고 올라온 김민섭(23) 씨도 “밤에는 원래 차가 많지 않은 편인데, 자정을 넘었음에도 차들이 몰려와 불편했다”고 하소연했다.

22일 늦은 오후, 반포한강공원 인근의 편의점 앞을 가득 채운 인파.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야경명소로 알려진 반포 한강공원도 오후 11시께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차를 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해메도 빈 슬롯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카쉐어링을 통해 연인과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한신희(31) 씨는 “빌려탄 차라서 시간이 돈인데, 주차장을 세 바퀴나 돌고서야 겨우 차 댈 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반포대교 달빛광장 아래는 자정 넘어서도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운집했다. 돗자리를 깔고 누워 휴식을 취하거나,, 일행과 준비해온 음료를 마시며 왁자지껄 떠들고,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도 보였다.

인근 경남아파트에 산다는 양모(41ㆍ여) 씨는 “하루종일 집에서 에어컨을 쐬다보니 갑갑해서 나왔다”면서 “넓게 트인 강변이 아파트 앞보다는 시원한 것 같다”고 했다.

친구들과 나온 이모(21ㆍ여) 씨도 “오전 9시에 아르바이트를 가야 하지만, 더워서 잠이 오질 않았다”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들어가서 자려고 한다”고 했다.

번화가 중심부의 24시간 카페들도 특수를 누렸다. 한 카페 관계자는 “이번 주말 평소대비 매출이 30%는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8.0도까지 오르면서 1994년 7월 24일 낮 최고기온 38.4도, 같은 해 7월 23일의 38.2도에 이어 7월 기온 기준으로 관측이래 역대 3번째로 높았다. 

김성우 기자/zzz@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