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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의 사회학⑧] 근로시간 단축 시대…“회식도 점심 맛집서”
“식사만으로도 친목도모 성과”

#1. 6년차 직장인 김모(31ㆍ여) 씨의 회사는 한두 달에 한 번씩 팀 회식을 통해 단합을 다진다. 그러나 회식은 무조건 점심 때 하는 것이 원칙이다. 맛집을 찾아 식사하고선 산책 한 바퀴하고 오는 것이 전부다.

김 씨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저녁 회식을 꺼려해서 점심회식으로 바뀌었는데 반응이 모두 좋다”며 “무조건 폭탄주 돌리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식사와 산책으로 회식을 끝내니 회식이나 술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2. 직장인 장모(34) 씨의 회사 분위기도 비슷하다. 회식을 자주하지 않을뿐더러 하게 되더라도 고급 뷔페나 맛집을 찾는다. 장 씨는 “과거엔 술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이 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심 회식을 해도 충분히 친목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퇴근 후의 시간을 회식에 쓰지 않아도 되니 아내도 훨씬 좋아한다”고 말했다. 과거 밤늦게까지 술판이 이어지던 회식 문화가 바뀌고 있다. 워라밸 바람과 함께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면서 저녁보다 점심 회식을 하는 직장이 많아지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직장인 6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4.4%가 ‘직장 내 회식 문화가 달라졌다’고 답했다. 52시간제 도입 후 긍정적인 변화(복수응답)로는 ‘회식 횟수 자체가 줄었다’고 답한 비율이 5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음주보다는 식사 중심으로 끝낸다’(38.3%), ‘회식문화 개선 노력’(17.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점심 때 회식이 하게 되면서 술보다는 맛집 탐방 등 건전한 활동에 중점을 두기도 한다.

공무원 박모(38ㆍ여) 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점심회식을 하는데, 팀원들과 다같이 승합차를 타고 나갔다고 돌아온다”며 “회식이라기보단 맛집 투어에 가까운 느낌이어서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모(32) 씨는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데 굳이 회식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회식 참석 압박도 없어 가고 싶은 날만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식 참석을 두고 세대간의 인식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직장인 김모(51) 씨는 “정기적으로 회식을 해야 사이도 돈독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회식말고 따로 모일 기회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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