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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자금유출 안심하기 이르다”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 불구
무역전쟁ㆍ글로벌 경기하강 중첩
신흥국 전체 동력 의심들면 이탈 가능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미ㆍ중간 무역 분쟁의 장기화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조해 대규모의 유출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하지만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 가량 벌어지면 차익 실현 차원에서 일부 자금 이탈이 이뤄질 것으로 우려하는 시선도 엄존한다.특히 무역분쟁 여파로 신흥국 전체의 성장동력에 대한 의심이 확산하면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17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1~5월) 외국인 증권 투자는 138억4850만 달러 증가했다. 26억3240만 달러 줄었던 지난 2월을 제외하곤 월별 투자액이 순증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채권을 제외한 주식투자만 놓고 보면 사정이 다르다. 평균 환율이 상승했던 2월과 4월에 외국인 주식투자는 각각 35억9980만 달러와 19억2400만 달러 줄었다. 올해 전체 투자액도 5억740만 달러 감소했다. 채권 투자자금은 꾸준히 유입되는 반면 주식투자 자금은 환율에 따라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투자자금이 터키나 아르헨티나 등 펀더멘털이 불안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빠져나오는 만큼 견조한 성장을 하는 우리나라는 아직 ‘안전지대’에 있다고 진단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대북 리스크 완화로 원화만 달러 강세 영향권에서 벗어났다가 최근 1~2개월 영향을 받다 보니 환율이 단기간 내 급등한 것처럼 보인다”라며 “우리나라는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해 급격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은 적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이 관세보복을 멈추지 않으면 수출주도형 경제인 신흥국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세계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한 IMF(국제통화기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교역 상대국의 보복 조치가 계속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020년까지 0.5%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미국발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기가 꺾이면 한국과 같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전체의 성장동력에 대한 의심이 확산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좋은 신흥국’과 ‘나쁜 신흥국’의 구분이 없어져 한국에서도 자금이 빠져나와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투자은행(IB)인 JP모건도 최근 보고서에서 “신흥국과 선진국 간 성장률 차이가 축소되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자산축소 및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자금유출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이 예상대로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하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여기에 미국 장기금리가 3%를 웃돌고, 국내 기업 실적이 악화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 한국 국채의 매력도 줄어들게 된다. 즉 잠잠했던 채권투자 자금까지 움직일 수 있어 외국인 자금의 ‘엑소더스’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글로벌 무역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고 불확실성이 매우 커 관련 위험을 측정하기 어렵다”면서 “대외여건 악화가 신흥국의 중장기적 성장동력 약화로 이어질 경우 취약 신흥국은 물론, 한국과 같은 견실한 국가도 위험이 급속히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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