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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되살아나는 고구려·백제 유민
유창한 한국어 구사하는 묘족 출신 중국방송인 강미려

동아시아인들은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도 한국, 일본 중ㆍ북부, 중국 남부ㆍ동남아 북부 사람들의 생김새가 다소 차이 난다.

중국 남부 귀주, 광서, 광동, 복건성 사람들은 대체로 인도-동남아 사람들과 닮은 구석이 있다. 그런데 난대ㆍ아열대인 이 지방에 사는 먀오(묘)족 700만명의 생김새는 희한하게도 한국인과 흡사하다.

이곳에 거주한지 1300년 역사를 가진 묘족들은 자신들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여러 곳에 남겨 놓았는데, 여인의 치마폭엔 험준한 산악 요새 귀주성에서 보기 힘든 넓은 논밭을, 청산ㆍ녹수와 어우러지게 그렸다고 한다. “머나먼 북쪽에서 왔다네. 눈 내리고 추운 땅에서 누런색, 파란색 두 개의 강을 건너서 왔지”라는 글도 남기고.

북경 중앙민족대학(언어인류학)에서 공부하고 ‘한국과 먀오족의 창세신화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인희씨는 ‘1300년 디아스포라, 고구려 유민’이라는 저서를 통해 이같은 현장취재기를 전했다.

최근 ‘KBS 스페셜’은 현장 탐사를 통해 이 묘족들이 치우천왕의 제사를 지내고, 문화와 풍습이 우리와 흡사한 구석이 꽤 있다고 방송했다. 걸그룹 멤버 차오루와 한국어를 잘하는 중국 방송인 강미려가 묘족이다.

복건성엔 백제 멸망을 기점으로 세대수가 1만4020호에서 15만900호로 11배 급증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신라 문무왕 이후 나당 연합으로 강행된 백제유민 강제이주 기록과 맞아떨어진다. 복건-귀주 사이 광서성에서도 백제인 삶의 흔적이 발견된다.

태국 북부의 라후족은 한국을 자신들의 조상으로 여기고, 바이칼호 인근 코리족은 자신들이 한국의 뿌리라고 믿는다. 우리 모습을 빼닮았다.

만주, 연해주, 중앙아시아엔 우리 흔적이 더 많다. 남북 평화시대를 맞아 백두산-고구려 유적 탐방객이 늘어나는 요즘, 유라시아-동남아까지 발견되는 우리 민족의 흔적을 찾는 일도 의미있어 보인다.

함영훈 선임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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