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자오상쥐그룹, 센트리커스·SPF와 ‘중국 신시대 기술펀드’ 설립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중국 국유기업이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 대항할 대형 정보기술(IT) 펀드를 만든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국유 항만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그룹은 영국의 투자회사인 센트리커스, 베이징의 전문 펀드운용사 SPF그룹과 손잡고 1000억위안(미화 150억달러) 규모의 ‘중국 신시대 기술펀드’를 설립키로 하고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자오상쥐그룹이 다른 중국 기업들과 함께 400억위안을 출자하고 센트리커스와 SFP그룹이 정부와 대학, IT기업들로부터 600억위안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형태다.

센트리커스는 비전펀드가 100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의 IT펀드가 될 수 있도록 펀드의 구조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준 투자회사다. SPF그룹에는 세계 최대 채권 투자운용사인 블랙록의 창업자 래리 핑크의 아들 조슈아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도이체방크 임원 출신의 니자르 알 바삼과 함께 센트리커스를 이끄는 골드만삭스 파트너 출신의 달링크 아리부르누는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부다비의 국부펀드로부터 총 600억달러의 출자 약속을 얻어내는데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다.

중국판 대형 IT펀드의 출범은 소프트뱅크가 천문학적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하면서 벤처캐피털 업계의 전통적 투자 방식을 무너뜨린 이후 펀드의 덩치 불리기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아리부르누는 “기술 혁명이 예상보다 훨씬 신속하게 진행되면서 이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경쟁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가용 자금의 규모, 대형 시장에 대한 접근 능력이 게임 체인저가 될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자오상쥐그룹은 대다수 중국 국유기업들과는 달리 본토가 아닌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수년 전부터 IT 투자에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 계열 투자회사가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의 기업공개(IPO)에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코너스톤 투자자란 보호 예수 기간을 지키는 조건으로 사전에 공모 물량의 상당 부분을 배정받는 기관투자자를 말한다.

중국 국유기업들은 지난 2년 동안 IT 투자를 목적으로 한 대형 펀드를 속속 선보여왔다. 2016년에는 정부가 직접 300억달러의 벤처캐피털 펀드를 출범한 바 있다.

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