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9시 제주 가까이 접근
부산·경남 등 남부 큰 피해우려

제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이 당초 예상보다 동쪽 지역을 지나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에서 시속 13km(약 3.6m/s)로 북진하고 있는 이번 태풍은 예상보다 늦게 제주에 상륙한 후 부산 앞바다를 통해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태풍 이동경로 변동에도 여전히 영향권에 놓인 부산 등 남부 지역은 태풍 피해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2일 오전 10시 기상청과 국가태풍센터 분석에 따르면 ‘쁘라삐룬’의 이동경로는 당초 전망보다 제주도 동쪽으로 조금 더 치우쳐 지나갈 것으로 전망됐던 발표보다도 더욱 동쪽으로 이동한 경로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10면

이에 따라 내륙지역에서 받는 태풍의 영향은 예상보다 한층 줄어들게 됐지만, 동쪽으로 이동한 태풍이 부산 앞바다 부근을 지나며 제주와 부산, 남해안은 여전히 태풍의 영향을 크게 받을 전망이다.

기상청의 이날 오전 10시 발표에 따르면 태풍의 예상 위치는 동쪽으로 더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태풍의 북상아 다소 지연되면서 2일 자정께에서 3일 새벽 3시께로 연기됐던 태풍의 제주도 최근접 시점은 3일 오전 9시께로 한차례 다시 연기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북상 속도가 느려지면서 서쪽 상층 기압골의 영향을 더 받아 애초 예상 이동 경로보다 동쪽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예상보다 태풍이 더욱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태풍이 비껴가는 내륙지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주와 부산, 남해안은 여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1일 시작된 장마로 2일 오전 10시까지 내린 비는 서울 104.5㎜, 경기도 운평(화성) 148.0㎜, 여주 142.5㎜, 강원도 신동(정선) 176.0㎜, 정선 129.5㎜, 영월 128.7㎜, 충청도 서천 248.0㎜, 부여 234.0㎜, 보령 225.1㎜, 전라도 군산 268.4㎜, 복내(보성) 236.5㎜, 경상도 지리산(산청) 172.0㎜, 영주 157.5㎜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까지도 일부 지역에서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내외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3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국이 80~150㎜로 제주도산지, 지리산 부근, 경상해안 일부는 200㎜ 이상, 서해5도 10~50㎜다. 태풍경로가 제주도 동쪽으로 조금 더 치우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3일은 제주도와 지리산부근, 경상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와 함께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다가오는 태풍을 앞두고 2일 장맛비 소식도 계속 되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오겠고, 남부지방은 밤에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내륙의 태풍 영향은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마로 약해진 지반에 또다시 폭우가 쏟아져 안전 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2일까지 장마전선으로 전국에 장맛비가 내린 가운데 태풍으로 인한 폭우까지 겹칠 경우, 많은 비로 산사태나 축대붕괴 등 시설물 피해를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