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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들 “주말 알바 어디없나요?”
주 52시간 근무 영향으로 소규모 기업에서 최저시급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직장인들은 가장 먼저 직격탄를 맞았다. 이에 직장인들은 급여공백을 메우기위해 주말에 할 수 있는 학원 보조 아르바이트 등 알바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연합뉴스]

52시간 여파…줄어든 급여공백 메우기
회사 알려져 불이익 당할까 ‘전전긍긍’
대학생들 알바난에 ‘쪼개기’까지 성행


“회사에 알리지 않고 몰래 일할 수 있는 알바 자리 추천 받습니다.”

내달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투잡’에 나서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줄어들 급여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다.

소규모 기업에서 최저시급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하던 직장인들은 가장 먼저 직격탄를 맞았다. 지방에서 상경해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일하는 직장인 이모(23) 씨 역시 최근 주말마다 할 수 있는 학원 보조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섰다. 주 52시간 근무로 심리적 월급 하한선인 ‘200만원’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9면

이 씨는 “최저시급 수준 급여에 업무강도도 높았지만 야근과 잔업, 주말근무 등 특근 수당을 더하면 200만원 남짓은 손에 쥘 수 있어 버텨왔다“며 “여기서 월급이 더 줄면 당장 월세와 학자금 대출부터 문제다. 당장 다음달 시행인데 회사에선 우왕좌왕하고 있어 불안하기만하다”고 말했다.

산업단지 등에서 비교적 고임금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 모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9년차 직장인 김모(38) 씨는 최근 회사 몰래 주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있다.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한 B 씨의 손에 떨어지는 월급 실수령 액은 370만원 선이었지만, 7월부터 40만원 가량 깎인 330만원대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는 “외벌이 월급에 4인 가족 생활비와 아파트 대출금을 제하면 통장은 마이너스”라며 “집사람이 주말 대리운전에 나가는 것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푼이 절실한 직장인 투잡족의 상황은 오히려 이들을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내몰기도 한다.

대다수 회사가 사규나 계약조건에 회사의 허가없이 겸직할 수 없음이 명시되어 있는 탓에 징계나 해고를 피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일자리 위주로 찾을 수밖에 없어서다.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는 일자리가 뭐가 있는지’ 궁리하는 게 몰래 일하는 직장인 투잡족의 현실이다.

직장인까지 가세한 아르바이트 구직난에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5일 신촌 지역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방학 아르바이트 구직은 그야말로 ‘전쟁’이라고 토로했다. 보통 4, 5곳에 지원해야 한 곳 붙을까말까 한 상황인데다 그마저도 주휴수당을 피하기 위해 시간을 쪼갠 파트타임 알바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학생들이 주로 진출하는 과외 아르바이트나 학원 아르바이트 자리는 하늘의 별따기다. 운좋게 아르아비트를 구한 대학생 박수민(22) 양은 “재학생 커뮤니티에서 앞서 일하던 학생에게 학원 알바 자리를 넘겨받았다”며 “중ㆍ고등 수학학원에서 시급 1만원을 받고 주 15시간 일할 수 있는 자리는 이런 식으로 주변에서 넘겨 받지 않고선 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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