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의료이슈 추적] ‘집단 패혈증’ 피부과, 이대목동병원처럼 또 ’감염관리 부실‘ 원인?
-보건당국 ’집단 패혈증‘ 피부과 환자들 대상 역학조사 착수
-전문가들 “이대목동병원 사건처럼 안전주사 실무 안지켜져”
-“프로포폴 어떻게 오염돼 균이 확산됐나, 조사서 밝혀져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보건당국이 서울 강남 지역 피부과에서 발생한 ‘집단 패혈증’ 사태와 관련,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병원이 프로포폴을 담은 주사기를 고장 난 냉장고에 보관해 왔다고 경찰이 밝혀냄에 따라, 지난해 12월 이화여대 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처럼 병원 측의 ‘감염 관리 부실’이 원인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전문가들은 “역학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대목동병원 사건처럼 프로포폴이 든 주사기 등 감염 관리를 제대로 못해 일어난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비슷한 사건이 채 반 년도 안돼 잇달아 발생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감염 관리에 대한 관련 교육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의료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 피부과에서 발생한 ‘집단 패혈증’ 사태와 관련,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화여대 목동병원 사건처럼 주사기 등 감염 관리를 제대로 못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지난 8일 오전 경찰과 보건당국이 환자가 발생한 해당 병원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한 가운데 병원 앞에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차량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10일 의료계와 복수의 관련 진료과 전문의에 따르면, 이번 사건 발생 원인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처럼 주사제 오염에 의한 세균 감염 가능성으로 추측되고 있다. 프로포폴 앰플 제품 자체의 문제보다 프로포폴을 주사기에 담아 투약하는 과정에서 방치 등으로 세균이 급속하게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프로포폴 앰플 자체는 멸균 처리돼 생산되므로, 손상되지만 않으면 상온(2~25도)에서 보관되더라도 균이 자라지 않는다”며 “포장을 뜯은 프로포폴 앰플 제품이나 주사기에 담아 놓고 보관한 프로포폴 주사액이 잘못 보관되면서 균이 자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프로포폴 주사제는 물에 녹지 않아 대두 기름 성분이 들어간다. 이대목동병원 사건 때 문제가 된 지질영양주사제인 스모프리피드에도 같은 성분이 들어간다”며 “주사제가 제조 중 오염된 건지, 의료기관에서 혼합이나 투여 과정에서 오염됐는지 살펴봐야 하지만 후자의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프로포폴에 들어간 대두 기름 성분은 상온에서 균에 오염되면, 이를 보다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다.

프로포폴 앰플 제품 자체의 오염 가능성은 작게 봤다. 엄 교수는 “오염된 프로포폴 앰플 제품이 생산됐다면 해당 병원 외에 다른 곳에서도 사고가 발생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과 양상이 비슷하다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엄 교수는 “오염된 프로포폴 주사액을 2~3명의 환자에게 나눠 쓰는 과정에서 감염되고, 같은 주사기를 쓰면서 감염될 수 있다”며 “이대목동병원 사건처럼 안전 주사 실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교수도 “프로포폴을 투여한 주사기 자체가 오염됐거나 주사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대목동병원 사건 양상과 다르지 않다”며 “미국 등 해외에서도 프로포폴 투약 시 그런 규정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향후 역학조사의 초점은 프로포폴 주사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균이 증식할 만한 조건을 밝히는 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 교수는 ”프로포폴이 오염될 만한 상황은 어떤 것인지, 균이 프로포폴에서 어떻게 증식됐는지, 두 가지가 역학조사에서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