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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볼턴 “리비아모델 염두…선전은 보고 싶지 않아”
-폭스뉴스ㆍCBS인터뷰서 ‘북한의 先핵포기ㆍ국제사회 검증’ 강조
-NYT ‘1992년 北 냉각탑 폭파’ 기사 인용…“선전 보고 싶지 않아”
-폼페이오도 “김정은, 완전화 비핵화 대화에 동의…중대결단 내려야 할 것”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떤 구체적인 증거를 볼 때까지 수사(말)에 회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비아식 모델은 북핵해법에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청와대 입장과 달리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선(先) 핵폐기 후(後) 관계정상화’라는 리비아식 해법이 여전히 북핵협상에 유효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북핵협상 방법론으로써 “우리는 2003~2004년 리비아모델에 대해 많이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리비아와 북한의 상황이 많이 다르다”면서도 “당시 리비아의 핵프로그램은 북한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어쨌든 우리는 그러한 방식(후공선득ㆍ後供後得ㆍ나중에 주고 먼저 받는다)의 합의에 도달했었다”고 강조했다. 

[사진=AP연합]

‘2018 남북정상회담’ 결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시 대외공개를 약속한 북한의 선제조치에도 볼턴이 이같은 입장을 보인 데에는 지난 25년 간 북핵협상이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에 따른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거듭 “북한이 이렇게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남북은 1992년 비슷한 합의에 이르러 비핵화와 플루토늄 재처리 금지에 합의한 적이 있다. 미국에도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가 거론되자 지난 2008년 북한의냉각탑 폭파를 ‘평화를 위한 진일보’라고 평가한 뉴욕타임스(NYT)의 기사를 인용하며 “우리는 진지한 약속을 원하지, 북한의 선전을 보고싶지 않다”고 못박았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이 양보하기 전에 북한이 핵무기와 핵연료, 미사일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나는 그것이 비핵화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의 이같은 발언은 북핵협상 및 핵폐기의 개념을 미국이 주도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그들(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것을 국제적인 완벽한 검증과 완전히 공개하는 것, 그리고 리비아처럼 미국과 다른 조사관들이 검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생화학 무기, 미국인 인질, 일본인 납치문제도 얘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 비핵화가 북미정상회담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9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공식 임명되기 전부터 ‘선(先) 핵 폐기, 후(後) 관계 정상화’ 방식인 리비아식 북핵 해법을 주장해왔다.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9월 방송에는 북한 정권교체를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과거 행보에 대해 “그때는 프리랜서로서 내 의견을 말하는 호사를 누렸다. 이제는 내가 할 일은 아니다. 나는 참모이고 의사결정권자는 대통령이다”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부시 행정부에서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낼 때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불신해왔다. 볼턴 보좌관은 2003년 초 당시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 시절 북한과 말폭탄을 주고받다가 결국 북핵 6자회담 대표단에 제외되기도 했다. 2005년 유엔대사 시절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선도하고 북한을 겨냥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을 구체화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불가침 약속하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앞으로 논의될 부분”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기회를 추구하는 데 있어 긍정적이어야 하지만, 어떤 구체적인 증거를볼 때까지 수사(말)에 회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고 견제했다.

한편, 이달 초 방북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방법론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으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진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동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것(비핵화)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매커니즘이 어떤 식으로 모습을 갖게 될 지에 대해…”라고 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과의 대화가 생산적(productive)했으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신임 장관에게 내린 임무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밝혔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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