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필리핀 위안부 동상 철거…日 돈에 굴복한 두테르테
[헤럴드경제=이슈섹션]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이 불과 4개월여 만에 철거되자 현지 여성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9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 27일 심야에 마닐라만 산책로에 세워져 있던 높이 3m 위안부 동상이 마닐라시 당국에 의해 철거됐다.

마닐라시는 배수시설을 개선하는 작업을 위해 위안부 동상을 철거했다고 밝혔지만, 필리핀 정부가 주요 원조국인 일본의 불만을 의식한 조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일본 총무상은 지난 1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동상 건립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중의원 의원은 동상철거를 요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필리핀 여성단체연합은 “일제 강점기에 희생된 수백 명의 필리핀 위안부를 모욕하고 필리핀 여성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마닐라 위안부 동상은 필리핀 국가역사위원회와 위안부 피해자단체가 지난해 12월 8일 제막했다.

동상 밑에는 “이 기념물은 1942∼1945년 일제 강점기 성폭력에 희생된 필리핀 여성들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밖으로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이제 동상이 있던 자리에는 구멍이 뚫렸으며 주위에는 푸른색 시트와 철망이 설치됐다.

한편, 지난 1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 건립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며 일본측의 반발을 일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동상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철거를 요구하지는 않았다며 철거 결정권은 마닐라 시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또 위안부 동상 문제가 필리핀의 국가정책 사안으로 제기되지 않았으며 정부는 동상 설치에 대해 몰랐다고 설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