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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사성향 가진 사람들간 폭력ㆍ갈등 발생 가능성 높다
- KAIST 이원재교수, F1 빅데이터 분석으로 갈등 발생원인 밝혀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폭력적이고 파국에 가까운 갈등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 연구팀은 사회적 행위자들 간의 지위나 정체성이 비슷할수록 폭력, 갈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45년간의 포뮬러 원 (Formula One, 이하 F1) 자동차 경주에서 발생한 사고 데이터를 통해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갈등은 사람들 간 나이가 비슷하고 실력이 우수할수록, 그리고 날씨가 좋을수록 더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F1 경기를 통해 형성된 인간 행동 데이터를 이용해 인간의 사회적 정체성 유사도를 수치화했다.

연구팀은 지난 45년간 F1 경기에 출전했던 355명 사이에 발생한 506회의 충돌 사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랭킹과 같은 일차적 정체성인 객관적 성과 지표를 통제한 뒤 선수끼리의 우열, 즉 천적 관계 등에 대한 개별적 우열 관계를 토대로 선수별, 시즌별 등으로 프로파일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선수 간 프로파일이 비슷할수록 서로 충돌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교수는 “어떠한 사회적 관계를 가지며 어떠한 구조적 위치에 있느냐를 측정하는 것이 기본적 모델인데 F1 데이터는 그런 면에서 매우 객관적인 수치 기록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완벽한 구조가 있음에도 인간의 사회적 관계가 유발하는 정체성 혼동으로 인해 파국적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팀의 결과는 경쟁이 일상화된 시장이나 조직에도 적용 가능하다. 조직 내에서 극한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사회구조적 조건을 밝혀냄으로써 갈등으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한 제도 및 체계의 설계에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3월 26일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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