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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로수 세대교체] 1ㆍ2세대 가로수 진다…3세대 ‘왕좌’는 누가?

-1세대 플라타너스ㆍ2세대 이팝나무 ‘주춤’
-“빠른 성장속도ㆍ미관만큼 기능성 있어야”
-10월까지 3세대 가로수 선정 용역 추진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서울 가로수의 ‘세대교체’가 또 다시 예고됐다.

성장속도가 빨라 ‘가로수의 정석’이라고 불린 은행나무ㆍ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는 이미 왕관을 내려놨고, 미관을 앞세워 신흥강자로 자리매김하던 벚나무류ㆍ이팝나무도 최근 주춤하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점차 짙어지는 상황에서 ‘3세대 가로수’의 자리는 무엇보다 대기정화능력이 좋은 나무가 차지할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찍은 이팝나무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내 전체 가로수 30만6972그루 중 은행나무, 플라타너스의 비율은 36.4%(11만1791그루), 21.6%(6만6183그루)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전체 가로수 28만4476그루 중 각각 40.3%(11만4576그루), 25.7%(7만2970그루)를 차지한 점을 보면, 5년새 3.9%p, 4.1%p 감소한 값이다.

그간 두 나무의 빈 자리는 주로 벚나무류와 이팝나무가 채워왔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로수 중 벚나무류와 이팝나무의 비율은 10.5%(3만2134그루), 5.2%(1만5974그루)다. 2012년 말 기준에 두 나무는 각각 9.2%(2만6188그루), 3.5%(9978그루)에 그쳤으나 매년 빠짐없이 세력확장을 했다.

시가 시내 가로수를 은행나무ㆍ플라타너스 등에서 벚나무류ㆍ이팝나무 등으로 바꾼 이유는 미관과 안전 때문이다.

시가 본격적으로 가로수를 심기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다. 당시에는 빨리 크는 나무 중심으로 가로수를 심다보니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가 낙찰됐다.

그러나, 빨리 크는 대신 꽃이 화사하지 않고 노후 속도가 비교적 빠른 것이 단점으로 점차 떠올랐다. 플라타너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지탱력이 약해져 쉽게 쓰러질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인 특성으로 언급됐다. 이에 따라 어느정도 튼튼함을 유지하며 꽃이 예쁜 벚나무류와 이팝나무가 뜨게 된 것이다. 이 중 이팝나무는 4월이면 흰 꽃을 피우는데 그 모습이 흰 쌀알을 연상시켜 우리나라 정서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 관계자는 “사는 곳 주변을 벚나무류ㆍ이팝나무 등 꽃길로 만들어달라는 민원은 지금도 심심찮게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는 최근 미관과 안전에 이어 기능성도 감안하는 쪽으로 가로수 정책 방향을 돌렸다.

과거처럼 성장이 빠른 나무 위주로 가로수를 고르는 것도 곤란하지만, 보기 좋은 나무만 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에 따라서다. 특히,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어느 때보다 대기정화 등 본연의 기능을 갖춘 가로수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시는 ‘3세대 가로수’를 선정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중이다. 결과는 오는 10월 중 나올 예정이다. 최근에는 전문가를 만나 지금 상황에 맞는 가로수의 조건을 추리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가능한 많은 종류의 가로수를 유지하자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미관과 기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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