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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미국산 돼지고기 등 128개 품목에 ‘보복관세’…트럼프 표밭 겨냥
120개 품목에 15% 관세부과, 8개 품목은 25% 인상
美 돈육생산지 10곳 중 8곳은 트럼프 대선승리지역
대두는 제외…대화 여지 남겨둬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미국발 무역 전쟁에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농축산물을 타깃으로 역공에 들어갔다.

다만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 대두(메주콩)는 제외되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대화 여지를 남겨뒀다는 분석을 낳았다.

중국 재정부는 2일부터 돼지고기와 과일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의 사흘간 베트남 방문 중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와 보호 무역주의는 역사를 뒤로 돌리는 것으로 출구가 없을 뿐 아니라 역풍을 맞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각국과 동반 성장을 희망하며 보호주의는 중국으로 향하는 대문을 닫는 것으로 쓴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PA 연합뉴스]

돼지고기를 비롯해 미국산 수입품 8개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최고 25% 인상하고, 과일 등 120개 품목에 대해서는 15%의 관세를 신규 적용하기로 했다.

재정부는 “이는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미국의 철강ㆍ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 조치가 중국에 초래한 손실에 대응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달 23일 생과일과 말린 과일, 인삼, 견과류, 와인, 돈육과 일부 철강제품 등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0억달러(약 3조1900억원) 상당의 보복관세를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의 역공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상대로 시작됐다. 이번 관세 대상에 포함됨 농축산물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공화당 후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팜 벨트’(농장지대ㆍFarm Belt) 주(州)에서 주로 생산되는 것들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작년 대선 때 돼지를 많이 생산하는 상위 10개 주 가운데 8곳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중국의 이번 보복관세 조치는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대해서만 적용됐으며 대두 등 수입량이 많은 품목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은 140억달러에 달했으며, 중국은 미국이 생산하는 전체 대두의 3분의 1을 수입하고 있다.

대두를 제외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대화하려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이번 조치는 트럼프 정부의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이라면서 “만약 양국간 대화가 실패하면 600억달러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의 추가 보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최고 600억달러(약 63조80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고율관세를 물리기로 하고 품목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3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5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50.7과 전월치(50.3)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세를, 밑돌면 경기가 위축세임을 나타낸다.

중국 제조업 PMI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작년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서비스업과 건축업 등의 경기를 반영하는 비제조업 PMI는 54.6으로 전달(54.4)에 비해 소폭 올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기업들의 생산과 영업 활동이 전반적으로 더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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